전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반열 기대감
국내 최초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달 전이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 올 12월 달 도착을 위한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궤도선 '다누리'가 5일 8시8분48초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에 성공, 지상국과 첫 교신에 이어 달 전이궤도 진입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8시48분 경 고도 약 703km 지점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로부터 분리됐고, 발사 약 92분 후인 오전 9시40분경에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항우연 내에 있는 다누리 관제실에서 스페이스X로부터 받은 발사체 분리정보를 분석, 그 결과 다누리가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돼 목표 궤도에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수신된 위성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의 태양전지판이 전개돼 전력생산을 시작했고, 탑재컴퓨터를 포함한 장치들 간 통신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각 장치의 온도도 표준범위 내에 위치하는 등 다누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향후 다누리는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과 지구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향해 이동하다가, 9월2일 경 추력기를 작동해 방향을 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태양 쪽으로 날아가 지구와 태양 사이의 중력균형점인 라그랑주 포인트까지 이동하다. 그리고 9월 2일 경 추력기를 작동해 방향을 달 쪽으로 바꾼다.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달에 접근하는 이 같은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의 궤적을 선택한 것은 연료 소비를 최소화해 더 많은 무게를 싣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다누리는 약 4개월반의 항행 기간을 거쳐 2022년 12월 중순 달에 도착한 후 12월말까지 달 임무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2023년 1월부터 달 상공 100km의 원궤도를 돌며 1년여 간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성공적 임무 수행이 이뤄질 경우, 한국은 전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다누리 개발을 통해 한국은 심우주 항행에 필요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의 궤도운영능력을 확보,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다. 또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처음 제작한 달 궤도선으로 누리호 개발과 더불어 우주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다누리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다누리의 임무 운영을 통해 얻은 과학 데이터는 향후 우리나라의 달 과학 연구에도 크게 기여함은 물론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다누리의 성공적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또한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우주 선진국의 달 탐사 경쟁에 합류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다누리호가 탐색한 후보지와 달 주변 환경을 바탕으로 2030년대 초까지 1.5톤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개발해 달 표면에 착륙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상태다. 정부는 달 착륙선 개발에 앞서 먼저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 개발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9월 차세대 발사체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예타를 통과할 경우 2024년부터 차세대 발사체를 비롯한 달 착륙선 개발 계획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향후 다누리는 1년간 ▲고해상도 카메라(LUT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발)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자기장측정기(KMAG, 경희대학교 개발) ▲감마선분광기(KGRS,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 ▲섀도캠(ShadowCam, 미국 항공우주국개발) 등의 탑재체로 달을 관측한다. 2023년 7월 항우연 연구진은 다누리의 최후를 결정한다. 현재 가능한 방안으로는 ▲달 표면 충돌 및 충돌 직전까지 데이터 확보 ▲궤도 유지가 필요 없는 '달 동결 궤도' 전환 등이 꼽히고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