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호황을 맞았던 PC시장이 다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급망 이슈와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한 712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상하이와 쿤산 지역의 봉쇄 조치로 공급망 이슈가 더욱 커지면서 전 세계 PC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주요 제조업체들의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 하반기에는 공급망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PC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개인 소비자에 비해 기업 단위의 PC 구매가 견고한 편이지만, 기업들 역시 신규 구입 및 기기 업그레이드를 연기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타 지역에 비해 성장이 두드러졌던 미국과 유럽(EU)에서 크롬북 수요 조정과 소비자 수요 둔화가 일어나면서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또 해당 분기 동안의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로 인해 주요 노트북 ODM 업체들이 생산차질을 겪으며 노트북 공급망에 큰 타격을 줬다.
업체별로는 상위 3개 브랜드 모두 2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순위 변동은 없었다. 레노버는 24.4%의 점유율로 전 세계 PC 시장의 선두를 지켰으나, 전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1740만대에 그쳤다. 개인 소비자 수요가 감소했으나, 기업 소비자 주문이 감소량 일부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HP는 2022년 2분기 상위 브랜드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HP는 개인 소비자용 제품과 크롬북에 대한 모멘텀 감소하면서 출하량이 줄었다. 반면 델은 기업 소비자용·프리미엄 중심의 제품 전략 덕분에 전년 대비 출하량 감소가 가장 적었다.
애플은 2분기 출하량은 중국의 생산 라인 가동 중단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로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차세대 애플실리콘 'M2' 칩이 탑재되는 새로운 맥북 시리즈를 기다리며 소비를 미룬 탓에 글로벌 PC 시장 4위 자리를 내주며 5위로 밀려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PC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지난분기 2022년 출하량 전망을 낮췄으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업 지출 과다로 인해 공급망 이슈가 완화되어 평균판매단가(ASP)가 안정되더라도 발주 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2022년 PC 출하량 전망치를 전년 대비 9% 하락한 수준으로 수정했으나, 새로운 M2 맥북에 대한 기대감과 포스트 코로나로 오프라인 사무실 운영이 재개돼 데스크탑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