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 캡쳐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 캡쳐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MMORPG가 매출 순위 상위권을 휩쓸며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과금성으로 인해 모바일 MMORPG를 향한 게임 이용자들의 '민심'은 흉흉하지만, 게임사 입장에선 확실한 '캐시카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신작부터 구작까지…여전한 매출 창출력

2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서 5위는 '히트2'부터 '리니지M', '리니지W',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2M' 등 이른바 '한국형 MMORPG'로 채워졌다.

가장 최신작인 넥슨의 '히트2'는 지난 25일 정식 출시 이후 일주일만에 매출 선두를 꿰찼다. 게임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꼽히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이 게임은 출시 초기 크리에이터 광고, 이른바 '숙제 BJ'를 진행하지 않고도 출시 첫 날 일 매출 70억원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리를 잃은 일부 크리에이터의 부정적인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대규모 필드 전투와 공성정을 내세운 메인 콘텐츠가 호응을 얻기 시작하며 매출에 탄력이 붙었다.

/ 사진=넥슨 제공
/ 사진=넥슨 제공

MMORPG 장르의 강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3형제는 비록 히트2에 선두 자리를 잠시 내주긴 했으나 여전히 3작품 모두 5위권 내에 안착하며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작인 '리니지W'의 경우 올 2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매출 하향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업데이트 등을 통해 장기 흥행에 돌입한 모습이다. 최근 경쟁작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생방송으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스튜디오W' 등 이용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카카오게임즈의 간판 MMORPG로 굳건히 자리잡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역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게임은 현존하는 MMORPG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그래픽과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 대규모 전쟁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딘은 최근 던전 콘텐츠 '그림자 성채'를 리뉴얼하며 '시즌 2'를 시작했고, 올 4분기를 목표로 공성전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이용자 피로감에 커지는 불안감

매출 측면에선 모바일 MMORPG 장르의 강세가 여전하지만, 게임마다 비슷비슷한 게임성과 높은 과금성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게임사들이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최근 출시된 하반기 기대 신작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등이 매출 순위 10위권 밖의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이다.

매출 순위가 높은 게임들도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이용자들이 게임사들에게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트럭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아직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로 인해 여론이 부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국내 게임시장은 디바이스는 모바일, 장르는 MMORPG, BM(비즈니스모델)은 부분유료화,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문제는 이같은 트렌드가 장기화됨에 따라 게임 유저들의 피로감은 누적됐고, 많은 유저들이 이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해당 트렌드는 한국과 대만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됐기 때문에 IP 글로벌 확장에 있어서도 한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돌파구는 PC·콘솔 '다변화'

이에 각 게임사들은 PC·콘솔용 대작 게임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MMORPG 매출을 발판 삼아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신작을 개발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넥슨은 '베일드 엑스퍼트'와 '퍼스트 디센던트', '더 파이널스' 등을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2'를 통해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으며, 엔씨소프트는 'TL', 카카오게임즈는 '디스테라',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의 PC·콘솔용 신작을 일제히 준비 중이다.

퍼스트 디센던트 / 사진=넥슨 제공
퍼스트 디센던트 / 사진=넥슨 제공

정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MMORPG 장르의 모바일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PC·콘솔 게임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게임스컴 등 글로벌 게임쇼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선보인 게임들이 호평 받은 것은 고무적인 일로, 향후 국내 게임사들이 PC·콘솔 시장 개척을 통해 플랫폼, 장르 그리고 BM의 다변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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