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가 가격 동결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강달러' 여파로 국내 출고가는 대폭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애플은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4 시리즈 4종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 가격은 현지기준 ▲아이폰14 799달러 ▲아이폰14 플러스 899달러 ▲아이폰14 프로 999달러 ▲아이폰14 프로 맥스 1099달러부터 시작된다. 이는 새로 출시된 '플러스' 모델을 제외하면 전작과 동일한 가격이다.
당초 업계에선 애플이 '프로' 모델군 가격을 100달러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등 부품 가격 인상과 공급망 이슈 등으로 높아진 원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려해 가격을 동결하며 판매량 유지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 등 강달러 여파가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출고가의 경우 ▲아이폰14 125만원 ▲아이폰14 플러스 135만원 ▲아이폰14 프로 155만원 ▲아이폰14 프로 맥스 175만원부터 시작된다. 가장 저렴한 아이폰14 128GB 모델은 전작 아이폰13 128GB 모델(107만8000원) 대비 20만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고, 가장 고가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맥스 1TB 모델의 경우 250만원에 달한다.
이런 사정은 유로화 약세를 겪고 있는 유럽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애플은 보상판매 등의 프로모션을 펼치며 교체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강달러 여파에도 불구하고 새 아이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프로' 제품군의 성능 차별화를 통해 고가 전략을 강화하며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 커지고 있는 유럽 판매량과 이종통화 약세로 인한 현지 판가 상승이 관건"이라며 "프로 시리즈 성능 차별화와 함께 프로 시리즈 판매 강세 기조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환경이 심화됐지만 달러기준 가격이 동결돼 무난한 판매고를 올릴 것"이라며 "아이폰14 출시 당해 연도 추정 출하량은 8870만대로 시장의 예상인 9000만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 혁신 및 매력적인 가격 수준, 애플의 점유율 상승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아이폰14 시리즈 판매량이 전년비 6.6% 증가한 755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