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사진=행사 영상 캡쳐
팀 쿡 애플 CEO /사진=행사 영상 캡쳐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8'과 '에어팟 프로 2세대' 등 모바일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아이폰 생태계 제품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과 더불어 고가 라인업의 차별성을 강화해 프리미엄 제품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팀 쿡 "애플만이 할 수 있다" 자신감 

7일(현지시간) 애플은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 '저 너머로'(Far out)를 열고 올 하반기 내놓을 모바일 신제품을 공개했다. 우주를 표현한 이번 행사의 초대장은 아이폰14의 새로운 위성통신 기능을 의미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제품과 경험을 만들고 있다"며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우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독자적 방식으로 융합되고 개인 맞춤형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은 각각 그 자체로 업계 최고로, 이들이 협력하면 마법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며 "탭 한 번으로 에어팟은 아이폰, 애플워치와 연동되고 연결 전환을 통해 모든 애플 기기로 매끄럽게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우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협력해 제품들의 사용 경험을 개선하고 풍부하게 하는 독자적이고 강력한 사례의 일부일 뿐"이라며 "이런 통합은 애플만이 할 수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품 가격 '동결' 승부수

아이폰14 시리즈는 '미니' 모델이 없어지고 6.1인치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프로', 6.7인치 '아이폰14 플러스'와 '아이폰14 프로 맥스'로 구성됐다. 제품 가격은 ▲아이폰14 799달러 ▲아이폰14 플러스 899달러 ▲아이폰14 프로 999달러 ▲아이폰14 프로 맥스 1099달러 등으로 전 세대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프로 라인업의 성능 차별화로 고가 전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외 지역에서는 강달러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인상된 점이 변수다. 국내에서도 16만원(아이폰14 128GB 기준)에서 최대 33만원까지(아이폰14 프로 맥스 1TB 기준) 가격이 올랐다.

아이폰14는 전작과 같은 'A15 바이오닉' 칩을 다시 달았지만, 내부 설계를 개선해 발열 관리 능력을 높였다. 이번 신제품은 OLED 기반의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1200니트의 최대 HDR 밝기와 200만대 1 명암비, 돌비 비전을 지원한다. 특히 새로운 아이폰14 플러스는 가장 오래가는 배터리 성능을 갖췄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플러스 /사진=애플 제공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플러스 /사진=애플 제공

이번 신제품의 12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내장 센서 픽셀이 1.9미크론으로 커지고 조리개도 f/1.5로 더 빨라져 저조도 촬영 성능을 49% 개선했다.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도 1200만 화소에 f/1.9 조리개로 저조도 및 동영상 촬영 성능을 38% 향상시켰고, 최초로 자동초점을 지원한다. 이밖에 움직이는 중에도 동영상 쵤영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액션모드'도 새로 탑재됐다.

안전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애플워치8과 같이 충돌 감지 기능을 탑재해 심각한 자동차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응급 구조대와 긴급 연락처로 알린다. 이와 함께 통신망 밖에 있을 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위성통신 긴급 구조 요청' 기능을 아이폰 최초로 탑재했다. 애플은 자체 제작 부품과 특수 소프트웨어를 통해 아이폰14 안테나가 위성의 고유 주파수에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2년 간 무료로 제공되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다.


드디어 노치 사라진 '프로'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은 노치 대신 새로운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 디자인을 채택했다. 2017년 '아이폰X' 이후 노치가 제외된 첫 모델이다. 이를 위해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를 전면 재설계해 크기를 30% 줄였고, 최초로 근접 센서를 디스플레이 뒤에 배치했다.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제공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단순한 카메라 구멍을 두는 대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상태창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아이폰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재구상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고유의 애니메이션 전환으로 여러 모양으로 확장되며, 다양한 상태 알림과 사용 중인 앱과 연동된 정보를 전달한다.

아이폰14 프로의 디스플레이는 1600니트의 최대 HDR 밝기를 지원하고, 햇빛 아래 등 더 밝은 곳에서는 이전 모델의 2배 수준인 최대 2000니트까지 밝기를 높인다. 또 시리즈 최초로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필수 정보를 항상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에 성능 몰아주기

프로 모델은 새로운 'A16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A16은 전력 효율,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능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4나노 공법으로 제작한 A16은 16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스마트폰 칩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제공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이 칩이 경쟁 제품보다 40%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6코어 CPU 중 2개의 성능 코어는 20% 적은 전력을 소모하며, 효율 코어는 경쟁사 최고 효율 코어의 3분의 1 전력만 소모한다고 설명했다. 새 16코어 뉴럴엔진은 17조회의 연산을 처리해 사진 품질을 높이는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또 5코어 GPU는 50%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가져 고사양 그래픽 게임을 구동하는 데 최적화됐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을 통해 1Hz 주사율, 상시표시 기능, 높은 최대 밝기 등을 구현했다.

애플이 프로 라인업에서 차별점으로 공을 들여온 사진과 영상 기능도 강화됐다. 아이폰14 프로는 CPU, GPU, 뉴럴엔진, 이미지처리장치 등을 이용해 사진당 최대 4조 회의 작업을 수행한다. 제품에는 쿼드 픽셀 센서를 장착한 4800만화소 카메라를 최초로 탑재했다. 이 센서는 아이폰13 프로보다 65% 커졌고, 픽셀 4개를 하나의 쿼드 픽셀로 그룹화해 빛을 포착한다. 또 2세대 센서 시프트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과 100% 포커스 픽셀을 갖췄다. 동영상에서는 시네마틱 모드로 4K 30프레임 촬영이 가능해졌고, 4K 24프레임도 선택 가능하다.


애플워치 '울트라' 등장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애플워치가 위급 상황에 생명을 구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을 부각시켰다. 특히 애플워치는 새로운 고급형 모델인 '울트라'와 보급형 'SE' 신제품을 함께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애플워치8은 '건강을 위한 최고의 기기'로 추켜세우며 생리 주기 측정 등 여성 건강과 밀접한 체온 센서 기능을 소개했다. 애플워치8은 수면 중 손목 온도를 5초마다 측정해 섭씨 0.1도 차이까지 감지한다. 특히 애플은 이 기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이라는 점과 데이터가 강력히 보호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제공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제공

이와 함께 애플워치8은 자동차 사고 시 충돌을 감지해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에 연결하는 기능과 완충시 최대 36시간까지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저전력 모드, 셀룰러 모델 국제 로밍 지원 등의 신기능을 탑재했다. 제품 색상은 알루미늄 소재의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실버, 레드 등 4종과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실버, 골드, 그래파이트 3종을 제공한다. 또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한 새로운 밴드도 소개됐다.

새롭게 선보인 '애플워치 울트라' 모델은 49mm 항공우주급 티타늄 케이스와 평평한 사파이어 전면 크리스털로 내구성을 극대화했고, 배터리 성능도 최대 36시간으로 강화했다. 애플 측은 이 제품이 스포츠와 탐험, 모험을 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애플워치8이 일상 생활에 최적화됐다면, 울트라 모델은 혹독한 기후와 강한 충격 등 극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다. 운동선수들을 위해 이중 주파수로 더 정확한 GPS 기능도 제공한다.  

보급형인 '애플워치 SE' 2세대는 후면 디자인을 재설계했고, 애플워치8과 같은 'S8' 칩셋을 탑재해 전작 대비 20% 성능을 높였다. 또 동일한 모션센서를 갖춰 충돌 감지도 지원한다.


맞춤형 공간음향 '에어팟 프로 2세대'

무선이어폰 시장의 절대 강자 '에어팟' 라인업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에어팟 프로'도 3년 만에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에어팟 프로 2세대는 'H2' 칩을 통한 고대역폭 연결과 새로운 저왜곡 오디오 드라이버, 자체 제작 앰프를 통해 음질을 향상시켰다.

머리 움직임에 따라 입체적으로 소리를 들려주는 '공간음향'은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했다. 아이폰의 트루뎁스 카메라를 사용해 머리와 귀의 크기, 모양에 따라 개인 프로필을 생성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소리를 맞춤형으로 튜닝해 입체감을 높인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사진=애플 제공
에어팟 프로 2세대 /사진=애플 제공

이번 신제품은 주변 소음을 줄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전 세대의 2배로 높아졌다. H2의 진보한 컴퓨테이셔널 오디오에 음향 벤트 및 마이크의 배치 최적화를 더해 지하철이나 공사장 같은 심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소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몸통을 쓸어 내리거나 올려 음량을 조절하는 터치 기능도 생겼다.

이밖에 배터리 성능은 충전 한 번으로 최대 6시간을 재생할 수 있어 전 세대 대비 33% 개선됐으며, 충전 케이스가 있으면 총 30시간을 재생할 수 있다. 새 충전 케이스는 분실시 정밀 탐색 기능으로 추적할 수 있고, 하단에 스피커를 추가해 소리를 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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