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표기로 이용자 편의성 확대, 의심거래 사전 차단 서비스로 보안성도 강화

ABC 월렛에서 지원하는 메인넷/사진=김가은 기자
ABC 월렛에서 지원하는 메인넷/사진=김가은 기자

국내 대표 보안기업 안랩의 'DNA'를 이식한 '안랩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ABC 월렛'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지난 4월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 출범 이후 약 5개월 만에 내놓은 첫 서비스다. 기존 캐시카우인 보안을 넘어 블록체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첫 발판인 만큼 향후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사용해본 'ABC 월렛'은 이용자들을 위한 편의성과 강력한 보안성까지 갖춘 지갑이다. 국내 이용자를 위해 가상자산 시세를 원화로 표기해주는 등 이용자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 눈에 띈다. 보안 기업답게 강력한 보안성 역시 특징. 평판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거래를 차단하고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 7일,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베타 서비스 출시

13일 업계에 따르면 안랩의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는 지난 7일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웹 3.0 지갑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ABC 월렛 베타 서비스는 구글 크롬 웹스토어를 통해 설치할 수 있다. 크롬 브라우저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에서도 확장 프로그램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기존 핫 월렛이 제공하는 기능을 모두 지원함과 동시에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목표로 꼽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ABC 월렛이 지원하는 메인넷은 ▲이더리움 ▲클레이튼 ▲바이낸스 ▲폴리곤 등 총 4종이다. 이를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에 대한 입출금을 모두 지원한다는 의미다.

업비트에서 ABC 월렛으로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 가상자산 '보라'를 전송한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업비트에서 ABC 월렛으로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 가상자산 '보라'를 전송한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입출금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코인원을 통해 ABC 월렛 지갑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메인넷을 선택한 뒤 '자산 추가'를 누르고, 원하는 가상자산을 선택하면 된다. 실제로 업비트에서 클레이튼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 '보라'를 ABC 월렛으로 전송하자 약 5분 뒤 전송이 완료된 모습을 홈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월렛 '렛져'와의 연결도 가능하다. 기본 연결방법인 '웹HID' 외에도 '렛져 라이브', 'U2F'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렛져외의 다른 하드웨어 월렛은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


편한 원화 표시 기능에 기기 비밀번호 '키쉐어'로 보안 강화

눈에 띄는 점은 사용자가 보유한 자산의 현재 가치가 한화(KRW)로 표시되는 점이었다. ABC 월렛은 '통화설정'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KRW와 USD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메타마스크 등 기존 서비스들은 달러(USD)로만 자산 가치를 표시해왔다. ABC 측은 "이는 해외 채널에서 가져온 값으로 홈 화면을 새로 진입할 때마다 시세 정보를 새로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ABC 월렛에 보유한 자산 가치가 한화로 표시된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ABC 월렛에 보유한 자산 가치가 한화로 표시된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사업 초기부터 강조해왔던 보안 기능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먼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2개의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계정 비밀번호'다. ABC 서비스에 이메일과 함께 등록하는 정보로 사용하는 기기에 상관없이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한다. 두 번째는 '기기 비밀번호'다. 사용하는 기기에 설치된 지갑 내 '키쉐어'와 연결된 정보다. 사용하는 기기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키쉐어를 받아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해야 한다. 

키쉐어는 '니모닉'과 같은 개념이다. 특정한 조건 성립시 개인키 기능을 할 수 있는 암호화된 수학적 조각들로 지갑 주소 생성, 자산 거래, 분실된 개인키 복구 등에 사용된다. 타 서비스와는 달리 ABC 월렛 사용자는 직접 니모닉을 관리할 필요도, 해킹 등으로 개인 키가 탈취된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서비스는 개인 키를 세 조각으로 나눠 '코사인 서버'와 '리커버리 서버' 등 각기 다른 곳에 저장한다. 이를 통해 해킹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도 각 서버에서 새로운 키를 생성·공유하는 방식으로 해커가 탈취한 기존 키를 무력화시킨다. 사용자는 간단한 이메일 인증을 통해 복구를 요청, 개인 키를 재설정할 수 있다.

위험 주소와의 거래 차단 후 경고 문구가 표시된 모습/사진=ABC 홈페이지
위험 주소와의 거래 차단 후 경고 문구가 표시된 모습/사진=ABC 홈페이지

의심거래 차단 기능도 제공...연내 모바일 앱 출시 예고

특히 지갑 주소 및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에 대한 평판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거래를 차단하고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는 점이 특징이다. ABC 월렛은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로부터 확보한 데이터에 안랩 보안 인프라,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의심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국내외 사기 등 위험 거래에 사용된 주소로 거래를 시도할 시 사전에 차단한 후 경고 문구를 표시한다. 

ABC 관계자는 "추후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웹 3.0 환경에 특화된 보안 환경을 제공해나갈 예정"이라며 "타 보안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보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ABC는 모바일 앱 출시를 올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블록체인 시장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진출도 도모할 예정이다. 현재 파트너사는 ▲클레이튼 ▲크러스트 ▲바이낸스 ▲오지스 ▲메타버스 월드 ▲넷마블 ▲아톰릭스랩 ▲비스퀘어 ▲SK텔레콤 등 총 9곳이다.​

ABC 관계자는 "올해 중 ABC 월렛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고, 다양한 디앱(DApp) 서비스와의 연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여러 분야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해 유용한 웹 3.0 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블록체인 메인넷 등 리딩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현재 제공하는 영어, 한국어, 일어 등을 넘어 지원 언어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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