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마니아 기자의 작품 추천

어느 덧 올해도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벌써부터 쌀쌀한 아침 공기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문제는 무기력도 함께 찾아왔다는 점이다. 출근을 위해 몸을 일으키다보면 이불이 천근만근이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이럴 때일 수록 열정과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지금부터 소개할 웹툰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의욕과 함께 가슴 깊이 숨겨져있던 열정이 샘솟는 스포츠물 작품들이다.


체육관·PC방으로 달려가게 만든 '더 복서', '하드캐리'

숨가쁘게 일상을 보내다보면 문득 평소와는 다른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만날 수 있는 '더 복서'와 '하드캐리'는 이같은 욕구를 몇 배로 더 키워주는 작품이다. 

먼저 더 복서는 '복싱'을 소재로 한 웹툰이다. 전설의 트레이너 'K'에게 스카웃돼 복서가 된 한 고등학생 '유'의 이야기를 그렸다. 유는 복싱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괴물'이지만, 동시에 어릴 적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여러 차례 목격하며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이기도 하다. 

네이버 완결작 '더 복서'/사진=울트라미디어 제공
네이버 완결작 '더 복서'/사진=울트라미디어 제공

그가 복싱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역동적 액션 장면과 여러 인물들의 뒷 이야기, 심리 묘사와 어우러져 몰입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절대적 악'이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각 인물들이 왜 현 상태에 이르렀는지 몇 화에 걸쳐 모두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작품은 단순한 복싱 웹툰을 넘어, 복싱을 소재로 한 드라마물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게이머라면 '하드캐리'라는 단어에서 금방 눈치를 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사이오닉 배가본드'라는 가상 FPS 게임을 소재로 주인공인 고등학생 이도윤이 프로게이머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도윤은 게임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물로, 특히 저격총을 사용하는 '스나이퍼' 포지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보유했다. 저격으로 상대 선수를 계속 잡아내는 장면은 게임에 대한 열망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네이버 완결작 '하드캐리'/사진=YJ코믹스 제공
네이버 완결작 '하드캐리'/사진=YJ코믹스 제공

게임이나 e스포츠 세계에 존재하는 핵 문제, 대리 등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꼬집는 점도 특징이다. 또 프로게이머가 가질 수 있는 군 입대, 팀원 간 갈등, 연애 등 고민들을 인물들 간의 갈등과 대사로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한 인간으로서의 내면, 상황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를 통해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열정 '뿜뿜' 느낄 수 있는 '페이머스맨', '피치'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스트리트 맨 파이터 등 프로그램을 통해 댄서들의 동작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열정이 터져나오곤 한다. 흥에 못이겨 팔과 다리를 휘적여보다 문득 거울을 보고 '아 춤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카카오웹툰 완결작 '페이머스 맨'은 요즘 주목받고 있는 댄스 프로그램이 나오기 훨씬 이전에 춤을 소재로 그려진 작품이다. '유명인'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담임선생님 조차도 누굴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주인공은 춤을 배우기 시작하며 인생이 뒤바뀌기 시작한다. 비록 시작은 억지였지만, 곧 춤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후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 비보잉, 락킹 등 각자 다른 분야 춤을 추는 선지, 복길, 시원, 보라 등과 크루를 만들어 대회에 참가한다.

카카오웹툰 완결작 '페이머스맨'/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완결작 '페이머스맨'/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이 작품이 선사하는 재미 요소 중 하나는 주인공이 추는 춤이 '왁킹(Waacking)'이라는 점이다. 현재는 많이 알려져있지만 이 웹툰이 연재됐던 2012년에는 다소 낯선 장르였다. 왁킹은 197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춤으로 디스코 음악에 최적화돼있으며, 주로 회전하는 팔 동작과 포즈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표현력이 매우 중요한 장르로 작품이 묘사하는 작화가 이 모든 것들을 아주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피치'는'클라이밍'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 문철주는 타고난 다리 힘으로 축구선수가 된다. 그러나 한 경기 중 부모님의 가게가 세 들어있는 건물주의 아들을 때리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집이 망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산을 찾은 문철주는 우연한 계기로 산장에 짐을 나르는 '포터'가 되고, 이 과정을 통해 '클라이밍' 세계에 입문해 선수가 된다.

카카오웹툰 완결작 '피치'/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카카오웹툰 완결작 '피치'/사진=카카오웹툰 제공

이 작품은 과거 '피크'라는 대작을 그려낸 홍성수 작가가 스토리를 맡은 작품이다. 피크는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원들이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을 영화를 보는 듯한 작화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작가는 실제로 산악구조대원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피크 또한 이러한 배경지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탄탄한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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