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금융당국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최종 확정했다.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엔 사모펀드 신규 판매를 3개월간 정지했다. 이로써 내년 3월 연임에 도전하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조치안을 최종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선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원안대로 문책 경고를 확정했다. 또 기관인 우리은행에 대해선 사모펀드 신규 판매 정지 3개월 조치를 의결했다. 설명서 교부위반, 투자 광고 규정 위반 등에 따른 과태료 76억6000만원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먼저 부과한 바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손태승 회장에 자본시장법상 불완전판매에 대한 감독자로서의 책임을 물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라임펀드 판매 시 자본시장법상 부당 권유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데, 당시 행위자가 본점 부행장급이었던 만큼 감독자인 손태승 회장(당시 행장)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실제 자본시장법 제422조제3항과 지배구조법 제35조제5항에 따르면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해 조치를 하는 경우 그 임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 함께 조치할 수 있게 돼 있다.

사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도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상 불완전판매 관련 조항인 설명 의무 위반을 이유로 우리은행 임직원을 제재했다. 다만 당시 행위자는 본점 부서장으로 감독자로서 제재는 손 회장이 아닌 본점 부행장이 받았다. 손 회장에 대해선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중징계를 의결했다.

한편 이번 라임펀드 제재 조치안에서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은 빠졌다.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DLF 중징계 취소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점을 고려했다. 금감원은 DLF 사태 당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이라고 보고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는데, 손 회장 측은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며 징계 취소 소송을 냈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금융위가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 지으면서 손 회장의 연임 가도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령에 따르면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향후 3년 간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손 회장이 법원에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취소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후,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모두 승소한 바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