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희 트렌비 CSO/사진=트렌비
최주희 트렌비 CSO/사진=트렌비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트렌비가 명품 커머스 플랫폼 중 압도적인 체류시간을 자랑해 이목이 쏠린다. 대규모 유튜브 마케팅 대신 충성 고객을 챙기며 브랜드 가치를 높인 트렌비의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경기침체 국면에도 명품을 비롯한 고퀄리티 콘텐츠의 시장 니즈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게 트렌비 측의 전략이다. 

최근 테크M과 만난 최주희 트렌비 최고영업책임자(CSO·이사)는 "트렌비는 이커머스 시장의 에르메스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명품 중심의 하이엔드 타깃 전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트렌비의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최 CSO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디즈니, W컨셉을 거친 패션-투자 분야의 전문가다. 트렌비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기도 하다. 그는 "트렌비의 강점은 명품을 합리적인 금액에 가져오는 소싱 역량"이라며 "타사와 달리, 가품 이슈 또한 누구보다 신경쓰고 있어, 이용자 체류시간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트렌비는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중 가장 저렴한 금액에 명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이는 신세계의 W컨셉 등을 거치며 남다른 명품 소싱 역량을 확보한 최 CSO의 능력이다. 지난 8월에는 한 달간 총 거래액이 전년대비 약 56% 상승하며 국내 패션가를 뒤흔들기도 했다. 덕분에 출범 5년만에 누적 거래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에 경쟁사들의 지분이 속속 매물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트렌비는 나홀로 지난 8월,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특히 트렌비의 강점은 해외 파트너들이 입점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대행한다는 점이다. 최 CSO는 "유럽에 있는 백화점, 부티크가 직접 물건을 보내지 않고 저희 측 해외 물류센터로 물건을 전달해주면 저희가 패키징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한다"며 "트렌비 내부 전문 검수 인력을 통해 빠르게 검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하이엔드 이커머스 백화점을 지향하며, 기존 고객군의 재구매 고객이 50만명에 달한다"며 "하이엔드 셀러 입장에선 타사 플랫폼 대비, 트렌비의 브랜드 평판을 더 높게 보다보니 가격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트렌비는 단순 커머스 플랫폼 역할을 넘어 글로벌 유명 명품 브랜드를 최저가에 구매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여기에 다양한 스토리와 브랜드 가치를 입힌 고퀄리티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견인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에 트렌비는 최근 명품 거래 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중고 거래시장에도 공력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최 CSO는 "국내 명품 시장은 전세계 7위 규모로, 무려 15조원에 달하지만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미국과 유럽은 전체 명품 시장의 20% 가량이 중고 거래로 형성돼 있어, 트렌비 또한 명품 중고 거래시장 또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렌비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품 감정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명품 감정인력이 100여명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트렌비는 직접 감정 인력 육성을 통해 40여명의 감정 전문가를 확보했다. 사실상 트렌비가 국내 명품 감정 인력을 주도적으로 키우고 있는 셈. 최 CSO는 "우리와 타사의 차별점은 감정 인력을 직접 육성, 국내 최고 수준의 평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투명한 가격 형성 데이터로 연결돼 우리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최주희 트렌비 CSO/사진=트렌비

 

또한 그는 "우리는 패션으로 시작한 곳으로 다른 여타의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고객군의 단가 형성과 전환률이 압도적으로 높아 매스한 판매를 지향하는 곳과는 체질적으로 다르다"며 "체류시간이 높은 것 또한 이용자 환경(UI-UX) 측면에서 하이엔드 이용자를 최우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바일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트렌비의 총 체류시간은 21만 시간으로 업계 1위다. 명품 플랫폼 3강 중 유일한 20만시간대 체류시간을 자랑하며 경쟁사를 압도한다. 지루한 월순이용자(MAU) 경쟁 대신, 실질적인 구매 전환율-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한 덕이다. 

최 CSO는 "올초 수백여명의 고정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트렌비를 통해 얻어지는 만족감 등을 연구하며 홈리빙과 시계, 의류, 여가 쪽으로 사세를 키우고 있다"며 "하루 5회 이상 방문하는 VIP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에게 트렌비는 단순 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하이엔드 콘텐츠를 소비하는 창구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여행 상품 쪽으로 소비 콘텐츠를 늘린 것 역시 같은 전략으로, 앞으로 우리의 목표는 셀러보다 고객들에게 친절한, 동시에 고객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객이 멋진 것을 볼 수 있는 곳, 하이엔드 고객들이 머물며 트렌드를 챙길 수 있는 곳이 우리의 최종적 지향점"이라고 부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