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결승전 무대/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롤드컵 결승전 무대/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토브 리그가 중반으로 돌입했습니다. 그야말로 혼돈의 스토브리그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팀인 DRX마저 공중분해됐고, 대부분의 팀들이 물갈이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공중분해된 롤드컵 우승팀 DRX

2022 롤드컵에서 소년 만화같은 성공신화를 보여주며 우승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DRX는 모든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DRX의 롤드컵 우승이 감동을 줬던 이유는, 몸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팀워크만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였기 때문이죠. 이 선수들이 함께 해야 DRX의 소년 만화 신화는 계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DRX는 한 선수도 잡지 못했습니다. '표식'과 '베릴'을 제외한 롤드컵 주축 멤버 세명은 이미 다른 팀과 게약을 마쳤습니다. '데프트'는 담원 기아(담원)로, '킹겐'과 '제카'는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로 자리를 옮겼죠.

롤드컵 우승팀 DRX/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롤드컵 우승팀 DRX/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이렇게 되면 차기 시즌에서 롤드컵 우승팀으로 불리는 것이 다소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축 선수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DRX는 LCK 상위권마저 위태로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DRX는 시즌 중반 신한은행에서 후원을 받았고, 롤드컵 우승 직후 위메이드와도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도 받았습니다. e스포츠 관게자들은 "DRX가 선수들을 잡지 못한데는 비용보다도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직까지 DRX는 2023년 로스터를 한명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2군 선수들을 콜업해 신예들로 팀을 꾸릴지, 아니면 깜짝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힘을 실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됩니다. 


발빠르게 움직인 한화생명-KT

2023년 로스터를 가장 먼저 완성한 팀은 한화생명입니다. 한화생명은 롤드컵 우승 멤버인 DRX '킹겐'과 '제카'를 빠르게 확보했죠. 게다가 '클리드'까지 합류시켜 막강한 상단 라인을 구축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뛰던 '바이퍼'를 재영입했고 '라이프'까지 데려왔습니다. 라인업만 보면 모두 롤드컵 경험이 있는 최강 선수들로만 꾸렸습니다. 2023년 한화생명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KT도 '커즈'와 '에이밍'과 재계약한 뒤 최강 톱라이너 '기인'을 비롯해 '비디디', '리헨즈'까지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확실히 2022년과는 완전히 다른 무게의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해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페이커'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

롤드컵 준우승팀인 T1은 '페이커'를 제외한 롤드컵 출전 멤버와 전원 재계약에 성공했습니다. '페이커'만이 T1과 재계약 여부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지역에서 '페이커'를 데려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입니다. 

담원은 롤드컵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너구리', '덕담'과 재계약하지 않고 그 자리를 '칸나'와 '데프트'로 채웠습니다. 기존 '캐니언'과 '쇼메이커', '켈린'과의 조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커' 이상혁/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페이커' 이상혁/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젠지e스포츠의 경우 주축 선수인 '룰러'가 FA를 선언한 가운데 빈자리에 2군 선수'페이즈'를 콜업했습니다. 또한 '리헨즈' 빈자리는 프레딕 브리온에서 활약했던 '딜라이트'를 영입했죠. '도란', '피넛', '쵸비' 등 상단 라인은 내년에도 젠지와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키워드는 '긴축'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고 게임단의 모기업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지면서 팀들이 대어를 데려오기보다는 실속있는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e스포츠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과 KT를 제외한 팀들은 로스터를 구성하는데 전 시즌처럼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FA 시장에 나와있는 몸값 높은 선수들이 보금자리를 찾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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