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며가며 보였던 화려한 그림체에 눈길이 가서 한번 방문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웹툰이 이렇게 훌륭한 콘텐츠군요. 놀랍습니다.(쿤, 30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태국 웹툰 열풍의 중심에 섰다. 태국 한국문화원과 함께 마련한 'K-웹툰 전시회'도 흥행하면서 열기도 더욱 뜨거워졌다.
이 전시회는 시내 지상철(BTS) 아속역 인근에 있다. 방콕 시내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로,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몰리는 지역이다. 아속역 5번 출구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그림체가 지상철 이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카카오엔터는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 맞선', '접근불가 레이디' 등 대표 작품들을 내세워 관람객들을 맞았다. 웹툰 팬과 일반 관람객 비중은 절반 정도로 보였다. 웹툰 팬은 평소 좋아하던 작품들을 체험하며 즐거워했고, 일반 관람객들은 외관을 장식한 화려한 그림체에 이끌려 방문한 경우가 많았다.
웹툰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 공간이 마련돼있었다. 글로벌 조회수 142억뷰를 기록한 '나 혼자만 레벨업'의 액션장면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감상하고 '접근불가 레이디' 콘셉트를 반영한 거울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천장과 벽면을 장식한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았다.
아울러 '사내 맞선' 주인공 강태무와 신하리의 로맨스 배경인 회사 사무실 부스에서 작품을 새롭게 감상하고, 한국전 태국 참전용사를 소재로 태국에서 연재 중인 '어느 날,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 그룹 리더가 사라졌다' 콘셉트로 꾸려진 포토부스와 테마 카페도 둘러볼 수 있다.
카카오엔터에 따르면 이 전시는 개막일에만 수백명이 몰리며 웹툰을 향한 현지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한국 웹툰 작가들이 참여하는 웹툰 작가-태국 작가 지망생 토크쇼와 웹툰 스케치 시연회, 그리고 사인회가 북새통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한국과 태국 크리에이터가 협업한 웹툰으로 관심을 끈 '어느 날,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 그룹 리더가 사라졌다' 각본을 쓴 김어흥 작가와 그림을 맡은 피닉스 작가의 토크쇼에도 많은 인파가 모였다고 한다.
방콕 도심 한복판에 큰 전시회를 열만큼, 카카오엔터는 태국 웹툰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아왔다. 시장 잠재성이 크고, 현지 웹툰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에 주목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의 전자책시장 규모는 연평균 13.6%씩 성장해 올해는 1억4800만 달러(약 187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웹툰 플랫폼을 론칭하며 현지 진출에 나섰다. 카카오웹툰은 론칭하자마자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업계 화제가 됐다. 태국 앱스토어 아이폰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매출 3위권에 꾸준히 안착하며 순항하고 있다. 넷플릭스, HBO, 디즈니플러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는 카카오엔터의 K-웹툰이 태국 현지에서 흥행을 이어간 결과다. 카카오엔터는 액션판타지 '나 혼자만 레벨업', '검술명가 막내 아들', '8클래스 마법사의 회귀', 로맨스 '사내 맞선', 로맨스 판타지 '접근불가 레이디',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아빠, 나 이 결혼 안 할래요', '세이렌: 악당과 계약 가족이 되었다' 등 글로벌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카카오웹툰을 통해 유통하면서 태국 현지에 K웹툰 팬덤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현지 작품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브 데스티니'는 태국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카카오엔터 자회사 슈퍼코믹스스튜디오가 제작한 로컬 웹툰이다. '태국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순턴푸의 문학 작품을 현대적으로 웹툰화해 론칭한 '프라아파이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방법'과 한국 전쟁 참전 용사들의 영웅담을 토대로 한 '어느 날,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 그룹 리더가 사라졌다'도 팬들을 모았다.
태국(방콕)=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