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머니게임'을 벌이던 카카오와 하이브가 더이상 지분 경쟁을 벌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양측의 합의가 무르익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당장 하이브의 추가적인 공개매수 선언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때문에 결국은 카카오가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양측 경영진은 카카오 사옥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인근에서 만남을 갖고 SM엔터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 양측 모두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카카오가 승기를 잡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양새를 어떻게 만들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이르면 12일 중 관련 내용이 공표될 것으로 안다"면서 "하이브가 쩐의 전쟁에서 퇴장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이어 "카카오가 주당 20만원 이상까지 내걸만큼, 강력하게 SM엔터 지분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하이브 측이 뒤로 물러난 것으로 봐야한다"고 부연했다.
'오버페이' 임을 알면서도 SM엔터를 놓지 못하는 카카오와, 조단위 자금은 확보했지만 SM엔터 인수 이후 뒤를 장담할 수 없는 하이브가 동시에 퇴로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양측 모두 명분이 필요한 만큼, SM엔터를 두고 카카오-하이브 간의 사업 시너지 형태도 각각 마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양사는 조단위 쩐의 전쟁을 공식화, SM엔터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선 상태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카카오 또한 주당 15만원대에 지분 35% 매수 의지를 밝히면사 머니게임으로 비화됐다. 카카오의 엔터 담당 관계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중동 자금까지 수혈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황.
다만 양측 모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과도한 자금이 몰리는 것을 극히 경계해 온데다 당국까지 불편한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보면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특히 자금 동원 측면에서 카카오 대비, 덩치가 불리한 하이브가 '승자의 저주'를 우려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선 SM엔터의 사업 분야 중 플랫폼과 음원 쪽은 카카오가, 기타 기획 사업은 하이브가 제휴를 꾀하는 방식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이슈와도 연관이 된 만큼, 지분 구조는 카카오를 중심으로 짜여질 공산이 크다는게 시장의 대체적 분위기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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