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이 길어지며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폴더블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2023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8%, 영업이익은 95.74% 감소한 수치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던 2008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88%, 영업이익은 6.25% 더 줄었다.
다만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최악은 면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8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이날 발표된 실적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IT 수요 감소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부진의 여파가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2분기 3조~4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감산 효과로 재고 하락이 본격화되고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증가하는 반도체와 서버 수요도 호재로 꼽힌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실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업계는 공급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효자로 꼽힌 스마트폰 사업도 2분기에는 신제품 '갤럭시 S23' 출시 효과가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보다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하반기에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5'와 '갤럭시 Z 플립5'가 등판하며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최초로 서울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열고 본격적인 폴더블폰 대중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