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한샘 대표 내정자/사진=한샘
김유진 한샘 대표 내정자/사진=한샘

 

국내 가구 시장 1위 사업자 한샘이 전격적으로 지휘봉 교체를 단행했다. 기존 김진태 대표 대신, 유통가의 대표적인 여성 CEO인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이 대표 자리에 내정된 것. 그가 40대 여성 CEO라는 점, 유통가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적지 않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샘을 인수한 IMM프라이빗에쿼티는 12일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을 한샘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 내정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2009년부터 IMM PE에서 일해왔다. 커피 브랜드 할리스커피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대표를 맡고 있다.

사실 김 내정자는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거래를 주도하며 IB 시장의 대표적인 여성 CEO로 자리매김했다. 레진코믹스 등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할 당시, 발빠른 경영 스타일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할리스에프앤비 대표이사를 맡아 2020년 KG그룹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력이 있다. 이후 김 내정자는 IMM PE에 복귀해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맡으며 에이블씨엔씨, 제뉴원사이언스 오퍼레이션 작업을 맡아왔다. 

IMM오퍼레이션즈그룹은 포트폴리오 회사의 조직 및 전략적 방향성을 관리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법인이다. 즉 김 내정자는 IMM의 전략 사업 중 하나인 한샘을 새롭게 맡아 기업가치를 키우고 실적 반등의 역할을 맡았다.

사실 한샘은 수십년간 가구 1위 사업자 지위를 이어왔으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더불어 혼인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시총이 연일 내리막기를 걷고 있다. 2010년대만해도 주당 33만원대에 이르던 한샘은 이제 주당 4만원, 시가총액 1조원선을 지켜내는 것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또 한샘은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서 2002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57억3700만원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지속했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0.8% 감소한 4693억원을 기록했다. 한샘은 2분기에도 7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연속적자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의 과감한 조직개편이 시급한 상황.

무엇보다 한샘은 올들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십년간 노하우가 집대성된 가구 데이터를 발판으로 모바일 앱 '한샘몰'을 키우는 한편,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을 연이어 내놓고 젊은층과의 교감에 주력하고 있다. 40대 여성 CEO인 김 대표가 최적의 인물로 꼽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인 가구사업을 넘어 리모델링과 홈 데코 쪽으로 판을 키우고 있지만,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망 및 시장 성장성 한계로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최대주주 쪽의 전문 경영인이 새롭게 합류한 만큼, 체질개선과 더불어 모바일 역량 확대 쪽으로 사업추가 쏠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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