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가올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 이 기술에 적극 투자해서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피해 저감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DAC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각국의 정책적 기조만 유지된다면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주목받는 DAC, 한국도 나서야
소풍벤처스는 카카오임팩트와 함께 20일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위한 DAC 기술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했다. DAC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식이기 때문에 여러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8개의 DAC 시설이 캐나다, 유럽, 미국에서 가동되고 있다. DAC 상용화에 나선 대표적인 민간 기업들은 캐나다의 '카본 엔지니어링', 미국의 '글로벌서모스택', 스위스의 '클라임웍스' 등이다. 지난 한해 DAC 기술을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20만 톤(t)에 이른다.
'혁신의 토양' 스타트업이 DAC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 소풍벤처스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캡처6는 이미 약 2000억원 상당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클라임웍스는 지난해 기준 6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후 위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관심도가 높아진 지금, 관련 정책의 확대 및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박형건 캡처6 부사장은 "경제성 있는 혁신 소재나 시스템화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미 세계 각국 정부도 DAC 지원하고 나섰다.
미국은 DAC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정책인 '45Q 텍스 크레딧'을 개정해 탄소배출 감축 시 세금 혜택을 부여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0년 예산 118억달러(약 15조4600억원)를 10개년 DAC 연구 프로그램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1조엔의 녹색혁신기금을 운용하며 10개 이상의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기후위기 해결 위해 혁신기업에 투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혁신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주요 방법론으로 제시됐다. 차지은 인비저닝파트너스 상무는 "기후테크는 경쟁력있는 기술을 확보하면 타깃 시장이 바로 글로벌 마켓이 되는 엄청난 시장"이라고 말했다. IEA는 2030년 DAC 기술로 이산화탄소 1억340만t을 포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 피해 저감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조윤민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자본 시장이 전체적으로 경색이 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자금 조달받아야 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인프라성 투자하는 새로운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민석 어나더브레인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방안에 따르면, 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융자보증 하는 내용이 있다. 이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기후테크 산업에 민·관 합동으로 약 145조원 규모를 투자해 기후테크 분야 성장 성공모델로서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실제 DAC에 대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뤄져 기술 수준이 향상되면 탄소포집 효율성은 오르고, 포집 비용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란 업계 평가가 많다. IEA는 2030년 탄소 포집 단가가 1t당 100달러(약 12만원)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기후위기 대응 기조와 맞물려 상용화 확산도 기대된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투자만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투자, 기술, 혁신기업가가 없다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이미 당면한 문제가 됐다. 혁신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스피트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