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한 달 탐사에서 쓴맛을 봤습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를 발사했습니다. 이어 로스코스모스는 16일 "러시아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달 탐사선이 인공위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며 "현재 탐사선의 모든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며 통신도 안정적"이라고 알렸습니다.
루나-25의 이상징후는 19일 포착됐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로스코스모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루나-25의 비행 프로그램에 따라 오후 2시 10분에 착륙 전 궤도 진입 명령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작업 중 탐사선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정해진 조건대로 기동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20일 로스코스모스는 결국 루나-25가 궤도를 이탈해 추락 후 파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스코스모스는 "루나-25는 달 표면에 추락했다"며 "분석 결과 루나-25가 앞서 계산되지 않은 궤도로 진입하면서 달 표면에 충돌 뒤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루나-25가 예정대로 21일 달 남극에 착륙했을 경우 러시아는 전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달 남극은 물과 얼음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달 생산기지 구축 후보지로 꼽힙니다. 루나-25는 달 남극에 착륙해 1년 동안 연착륙 기술 개발과 달 내부 구조 연구, 자원 탐사, 전자기파의 달 표면 영향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러시아를 대신해 인도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는 지난달 14일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발사했습니다. 찬드라얀 3호는 이르면 이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할 예정으로, 루나-25보다 안정적인 위성 전이 궤적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찬드라얀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 중국에 이어 세계 네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됩니다. 과연 인도가 달 탐사와 달 남극 착륙 모두 성공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