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에 나섰다가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철회했던 국내 1등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코스닥 시장 상장 재도전에 나선다. 10개월여만의 재도전인데, 그동안 밀리의서재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우선 적자였던 재무상황이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전환 이후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KT그룹의 후방지원 역시 막강해질 전망이다. 새로 취임한 김영섭 KT그룹 CEO 역시 밀리의서재가 출판 시장과 상생하고, 출판 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통신요금제와의 '번들링' 혹은 미디어 그룹사와의 협력 등이 한단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밀리의서재는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밀리의서재는 오는 13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오는 18일과 19일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시장 상장일은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밀리의서재는 월 9900원에 베스트셀러와 최신 도서 포함 15만권 상당의 도서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이다. 누적 구독자 수는 640만명이 달하며 현재 실구독자 수는 약 60만명 수준이다. 제휴 출판사는 1900개가 넘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도서 시장도 음원이나 영상처럼 점차 구독형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D나 DVD를 구매하던 음원-영상 시장이 MP3나 VOD를 디지털로 소유하는 시장으로 진화한 뒤 멜론이나 넷플릭스처럼 무제한 구독하는 형태로 완성된 것처럼 도서 시장도 책을 구매하는 것에서 시작해, 전자책을 보유하는 형태, 그 다음이 무제한 구독 형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 대표는 "아직 종이책을 원하는 분들이 밀리의서재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점점 밀리의서재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종이책을 사는 사람들이 1500만명에서 2000만명이라고 보여지는데, 현재 7% 정도인 침투율이 음원이나 영상처럼 70%대까지 올라가면 도서 구독 시장도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PO 철회 후 10개월여만의 재도전임에도 서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지난해 지적받았던 부분을 해소하고 성장세를 더욱 키운 덕분이다. 특히 서 대표는 "지난해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 상반기 매출액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대주주인 KT그룹의 든든한 후방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통신사 요금제와 결합한 '번들링'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KT그룹의 지니뮤직이나 SK텔레콤의 플로 등 음원스트리밍이 번들링 이후 꾸준히 성장한 것처럼, 밀리의서재 역시 2~3년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향후 타 통신사와의 협력, 통신사 아닌 OTT사업자나 유통사업자와의 번들링 상품 확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B2B 기업 고객 확대도 밀리의서재 성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서 대표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음원이나 영상을 복지로 지원하지는 않지만, 도서는 복지로 지원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B2B 고객 확장만 이뤄져도 30%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밀리의서재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IPO 이후에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우선 출간 사업을 확대한다. 밀리의서재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을 책으로 발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밀리의서재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허규형 원장이 밀리 오리지널로 연재한 '오늘부터 새로운 마음과 시선'을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로 업그레이드 해 발간한 바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밀리 로드'를 통해서 확보한 IP들을 꾸준히 종이책으로 발간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 대표는 "선 전자책, 후 종이책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밀리의서재는 도서 콘텐츠 만이 가진 매력과 경쟁력을 높여 구독형 독서 플랫폼에서 참여형 출간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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