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캐리커쳐=디미닛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캐리커쳐=디미닛

 

국내 인터넷 양강 네이버-카카오가 올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네이버의 경우 본업인 커머스와 콘텐츠 매출 모두 우상향을 유지,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카카오의 경우 비용 증가 및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 탓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양사 모두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답게 탄탄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네이버는 AI 서비스 다변화로, 카카오는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3분기 추정 매출액은 2.5조원 규모로 1년새 무려 2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9% 오른 3600억원대로, 매출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 대비 약한 광고 경기 반등 탓이다. 실제 3분기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추정 매출액은 약 9000억원 규모로 디스플레이 쪽은 역성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웹툰 쪽 마케팅비 증가 역시 이익 부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커머스의 성장세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1년새 40% 가량 늘어난 65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콘텐츠 역시 4000억원대 매출이 확실시, 1년새 39%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높은 검색광고 점유율 기반으로 한 쇼핑 및 페이와의 사업 시너지가 본격화하고 있고,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한 핀테크 사업 역시 커머스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 전사업체를 강하게 만들 AI 모멘텀은 연일 더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9월 검색 AI '큐'를 론칭한데 이어 11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큐를 통합검색에 탑재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화 라이브 데이터를 활용, 기존의 네이버 고객들의 빅데이터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데이터 최신성, 정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 얼라이언스 확대와 네이버의 내부 에셋인 지식인, 블로그 등을 정보성 데이터로 공고히 가져갈 수 있도록 콘텐츠 품질에 의거한 광고형 배분 차등 정책 등을 순차적으로 모색할 전망이다. 

다가올 4분기에는 커머스 부문에서 신규 서비스 도입을 통한 마진 개선도 기대된다. 현재 브랜드 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 업체의 약 28%가 도착보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거래액 기준 약 30%) 이를 지난 5일부터 유료화(거래수수료 1.5%)한 상태다. 커머스 부문의 킬러플랫폼인 크림 욕시 중고 거래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현재 8~9% 수준에서 향후 1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올 12월에는 생성 AI를 활용한 프리미엄 커머스 솔루션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관측돼 추가 과금 역시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한편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악재에 직면, 수익성이 크게 깎인 모습이다. 톡비즈 자체의 성장성 문제라기보다,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전반적인 수익성이 약화된 것. 여기에 게임 부문 부진과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져 일회성 비용이 불가피한 상태다. 

올 4분기 카카오의 추정 매출액은 2.3조원 규모로 1년새 26%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액 면에서는 네이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영업이익은 12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이는 1년전과 비교해 18% 가량 줄어든 것이다. SM엔터 연결 반영에 따른 상각비용이 전분기 대비 소폭 늘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력 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탓이다. 

그럼에도 증권가 대다수는 카카오의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반등을 점치고 있다. 첫 키워드는 헬스케어다. 카카오는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헬스케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는 B2C 개인건강관리 서비스와 B2B 헬스케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계사 카카오브레인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또 병원 데이터 사업도 추진 중이며 환자의 의료데이터를 기록/관리하는 (EMR)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임상데이터를 확보, 이를 AI로 분석해 임상실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이 한창이다. B2C로는 올 3분기에 당뇨병 혈당측정 서비스가 출시된다. 그 이후 다양한 질환을 케어하는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덱스콤, 노보노디스크와 협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라지스케일 언어모델(LLM)을 하반기 공개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이른바 코GPT 2.0을 연내 공개,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AI 챗봇 ▲AI 아티스트 '칼로'(Karlo)의 고도화 ▲헬스케어 AI 판독 서비스 ▲신약 개발 플랫폼 접목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 영역에서 신규 AI 서비스가 대거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개발업계에선 네이버와 삼성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잇따라 B2B 향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만큼, 카카오 역시 기업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규모 AI 마케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 플랫폼 생태계의 핵심은 카카오톡 서비스인 만큼, AI의 개발도 카카오톡 서비스를 풍성하게 만들고 보조하는 수준이 될 공산이 크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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