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뛰어난 필기구는 손가락이다. 아무도 스타일러스 펜을 원하지 않는다. 스타일러스 펜은 잃어버리기 쉽다."
2015년 애플이 처음 '애플펜슬'을 공개했을 때 사람들은 고(故)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했던 이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잡스의 지론을 깨고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애플펜슬을 세상에 내놨다.
애플펜슬은 2018년 2세대를 거쳐 최근 5년 만에 신제품이 나왔다. 새로운 애플펜슬은 USB-C 유선 충전을 지원하는 모델로, 10세대 아이패드와 같이 2세대 애플펜슬을 지원하지 않는 아이패드 모델을 위한 제품이다.
애플이 올해 '아이폰 15' 시리즈에 USB-C 충전단자를 채택하면서 '라이트닝' 단자는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애플펜슬 1세대는 라이트닝 커넥터에 꽂아야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USB-C 단자에 충전하려면 별도의 젠더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USB-C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애플펜슬을 선보였다.
애플펜슬 신제품은 2세대 애플펜슬에서 더블 탭과 필압 감지 등 일부 기능을 빼고 가격을 40% 정도 낮췄다. 마그네틱 기능으로 아이패드에 붙여 충전하는 기능도 없다. 신제품이지만 3세대라 부르기엔 애매하고, 기능상으로는 1.5세대 정도 되는 제품이다.
애플펜슬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2011년 '갤럭시 노트'와 함께 탄생한 'S펜'을 꾸준히 발전시켰다. S펜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PC 등으로 확장하며 삼성전자 모바일 생태계를 관통하는 차별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S펜을 처음 선보이며 "최첨단 디바이스에 펜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결합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제 S펜은 디지털 아트 창작부터 사진 촬영, 전문적인 프레젠테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애플이 새로운 애플펜슬 선보이자 기다렸다는 듯 삼성전자도 신제품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을 선보였다. 드로잉에 최적화된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은 향상된 기울기 감도를 통해 획 마다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드로잉 작업을 하다가 메모 작성시에도 펜 교체나 펜 팁 교환 없이 바로 쓸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은 펜 팁부터 실버 캡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스타일리시한 프리미엄 디자인을 구현했다. 가벼운 무게와 제품의 두께감은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하고, 오랜 시간 사용해도 손에 피로감이 덜하도록 설계됐다.
이제품은 S펜 기능을 지원하는 갤럭시 S 울트라, 갤럭시 노트, 갤럭시 탭, 갤럭시 북 제품군과 호환된다. 가격은 12만1000원이며, 화이트 색상 1종으로 출시됐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