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파인드 N3 플립'과 '파인드 N3' /사진=오포 제공
오포 '파인드 N3 플립'과 '파인드 N3' /사진=오포 제공

좋은 스마트폰이란 어떤 점을 말할까요? 선명하고 밝은 화면, 오래 가는 배터리, 탄탄한 빌드 품질, 우수한 퍼포먼스, 그리고 성능 좋은 카메라까지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입니다. 

약 177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테크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Marques Brownlee)는 원플러스의 폴더블폰 '원플러스 오픈'을 두고 이런 모든 요소를 갖춘 놀라운 스마트폰이라고 호평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이런 훌륭한 제품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이 폴더블폰을 일반 스마트폰만큼 구매하지 않는 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첫 번째, 아직 너무 비싸고, 두번째, 내구성에 대해 여전히 의심스러우며, 세번째, 여전히 폴더블폰은 일부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는 설명입니다.


"삼성 게 섯거라"…폴더블폰 완성도 높이는 중국 제조사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대에 불과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7년에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직 폴더블폰 시장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거셉니다. 미리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화웨이, 샤오미, 오포, 아너, 모토로라 등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올해는 60%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폴더블폰 '원플러스 오픈' /사진=원플러스
폴더블폰 '원플러스 오픈' /사진=원플러스

경쟁자들의 제품 완성도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폴더블폰 1위를 차지한 오포의 신제품은 스펙만 놓고보면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 못지 않습니다. 오포는 19일(현지시간) 폴더블폰 신제품 '파인드 N3'와 '파인드 N3 플립'을 전 세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파인드 N3는 오포의 자회사인 원플러스가 내놓은 원플러스 오픈과 동일한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포 측은 파인드 N3가 인치당 425픽셀 이상의 선명도와 최대 2800니트의 최고 밝기로 폴더블폰 제품 중 가장 선명하고 밝은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특히 6.3인치의 외부 화면은 20:9 화면비로 가로 비율이 삼성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보다 넓어 닫았을 때도 일반 스마트폰과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펼쳤을 때는 7.8인치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 특히 내외부 모두 최대 2800니트의 밝기를 지원해 스마트폰 중 가장 밝다는 평입니다.

/사진=오포 제공
/사진=오포 제공

이 제품은 폴더블폰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인 '두껍고 무겁다'는 점도 상당 부분 개선했습니다. 오포는 더 얇고 가벼워진 3세대 플렉션 힌지를 통해 파인드 N3의 두께를 열었을 때 5.8mm, 닫았을 때 11.7mm까지 줄였고, 무게도 239g으로 갤럭시 Z 폴드5 보다 얇고 가볍습니다. 또 TUV 라인란드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폴더블폰 중 가장 많은 100만회 접힘 테스트를 통과해 내구성도 입증했다는 입장입니다.

오포의 파인드 N3 플립은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 최초로 망원 렌즈를 포함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갤럭시 Z 플립5의 경우 듀얼 카메라로, 렌즈를 하나 더 장착한 셈입니다. 이렇게 뭔가 하나 더 앞서 가려는 중국 제조사들과 삼성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폴더블폰, 더 얇고 가벼워져야

미국 IT 매체 더 버지는 원플러스 오픈(파인드 N3)이 1700달러라는 가격으로 출시된 것에 비해, 아직 1800달러인 갤럭시 Z 폴드5에 비해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무선충전도 지원하지 않으며, IPX4 등급의 생활방수는 IPX8 등급을 지원하는 갤럭시 Z 폴드5에 비해 불안한 요소라는 평가입니다. 특히 아직은 갤럭시 Z 폴드5가 더 성숙한 폴더블폰 소프트웨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일 가격대엔 추천하기 어렵다는 평입니다.

삼성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평가지만, 짚어봐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 Z 폴드5는 힌지 사이의 틈을 없애고 더 얇고 가벼워졌지만, 13.4mm의 두께와 253g의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인드 N3를 비롯한 최근 출시된 중국 스마트폰은 더 얇고 가볍습니다. 화웨이 '메이트 X5'의 두께는 11.1mm, 샤오미 '믹스 폴드3' 두께는 10.9mm, 아너의 '매직 V2' 두께는 9.9mm 입니다. 폴더블폰 두께가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두께 8.25mm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너 '매직 V2' /사진=아너
아너 '매직 V2' /사진=아너

좀처럼 바뀌지 않는 화면비도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입니다. 구글 픽셀 폴드를 비롯한 여러 폴더블폰이 외부 디스플레이의 가로 비율을 넓히면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거나 펼쳤을 때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화면비를 시험하고 있는 반면, 갤럭시 Z 폴드5는 여전히 좁고 길죽한 화면비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폴더블폰이 일반폰보다 무겁기 때문에 손에 쥐었을 때 최적의 비율을 맞추기 위함으로 보이는 데, 사용자들이 무게 문제 해결과 함께 속히 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혁신의 속도를 높여라

삼성전자는 그동안 폴더블폰의 완성도를 차곡차곡 높여왔습니다. 각 요소를 더한 총점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 삼성 제품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폴더블폰은 없는 것 같지만, 각 요소들을 따로 떼어 놓으면 더 매력적인 옵션을 제공하는 경쟁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더 사용하기 편하고, 더 튼튼하며, 더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먼저 내놓을 지 무한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경쟁사들이 도전적인 자세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다음 세대에선 좀 더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갤럭시 Z 폴드5도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너무 변화가 없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도 이를 모를리 없기 때문에 벌써부터 차기작에선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서서히 나오고 있습니다.

폴더블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초격차'를 상징하는 제품입니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삼성이 원조다운 모습을 지켜가기를 기대해봅니다.

'갤럭시 Z 폴드5'(왼쪽)과 '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갤럭시 Z 폴드5'(왼쪽)과 '갤럭시 Z 폴드4' /사진=테크M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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