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 캐리커쳐=디미닛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 캐리커쳐=디미닛

커지는 카카오 사법리스크에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가짐으로 카카오에 얽힌 매듭을 직접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범수 센터장은 23일 오전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는다. 김범수 센터장은 출석하면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경쟁상대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하고 SM 주식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조종한 의혹을 받고 있다. SM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도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의혹에 금감원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지난 18일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김범수 센터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것 자체만으로도 카카오의 사법리스크 우려는 높아진다. 카카오 주가는 4만원 선이 깨져 52주 신저가를 이어가고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리스크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 공동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차질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대 주주 자격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려면 최근 5년 동안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번 사태로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게 되면 카카오뱅크 지분 10% 이외는 모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해외 진출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후 해외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구설수에 휘말리며 사업이 올스톱 될 가능성도 남겨뒀다.

관건은 김범수 센터장이 주가조작 의혹에 어느정도 관여했는지 여부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회사 차원의 행위가 아닌, 투자총괄 임원 선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창업주 리스크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다만 김범수 센터장이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위반, 블록체인 계열사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인해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특사경이 금감원에서 이례적으로 포토라인을 설치할 정도로 이번 사안을 비중있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김범수 센터장이 그동안 오너리스크에 휘말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사태는 그의 향방을 가를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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