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실적을 거둔 카카오가 이제 리스크 관리와 기존 카카오톡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신사업 확장보다, 내실을 가꾸고 사업부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SM 품고 매출액 16% 껑충...카카오 콘텐츠 파워 'UP'
카카오는 2023년도 3분기 매출액이 2조16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403억원으로 7% 줄었다.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1조295억원으로 집계됐다. 톡비즈 매출은 5177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포털비즈 매출은 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경기침체 국면에도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카카오페이 글로벌 거래액 증가와 카카오모빌리티 전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성장 등의 영향으로 인해 5% 증가한 4285억 원을 달성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30% 증가한 1조1315억 원을 기록했다. 스토리 매출은 일본 분기 최대 거래액을 경신하고 무빙 등 국내 오리지널 웹툰 IP 조회수 증가 영향에 8% 증가한 2491억 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5133억원, 미디어 매출 107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게임 매출은 12% 감소한 2620억원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3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22% 전년동기대비 9% 늘어난 1197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고도화를 통한 1인당 평균결제액(ARPPU)이 상승하고, 웹툰 지식재산(IP) 영상화에 따라 거래액이 커졌다. 웹툰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픽코마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7% 늘어난 1294억원을 기록하며 고공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3분기 영업비용은 전 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조206억원으로 파악됐다. 인프라 관련 비용이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매출이 늘며 외형은 커졌지만 3분기 영업이익률은 6.5%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 가량 감소했다.
카카오 그룹사 직원들도 올 3분기 크게 늘었다. SM엔터 편입효과로 카카오 공동체 인원은 전분기보다 1284명 늘어난 1만7208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SM엔터 효과를 제외하면 212명 감소했다. 카카오는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종속회사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어 전분기보다는 692명 줄었다.
리스크 관리 총력...경영쇄신 전면에 선 창업주 김범수
사실 카카오는 실적보다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더 주력하고 있다. 이날 홍은택 대표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 투자자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야하는 시기로 조직적 재정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어느덧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 회사가 됐다"며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적인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리스크 최소화가 주주들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것들, 잘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직접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하고, 1년8개월만에 카카오 경영 최일선으로 복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 카카오뱅크 이슈 등 잡음이 적지 않기에 이를 해결하는데 더 주력하겠다는 것.
특히 논란이 된 카카오택시의 경우, 택시 기사들과 만나 수수료 체계와 가맹사업 등의 구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택시 수수료가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있어 택시4단체, 가맹택시연합회,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는 13일 간담회를 시작한다"며 "수수료 체계와 가맹사업 영역 등 구조를 원점에서 놓고 토론하고 협상할 계획이며, 다만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생을 위한 카카오의 실천도 계획된다. 소상공인과 지역을 엮는 융복합 서비스가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날 홍 대표는 "3분기 카카오톡에는 친구 탭의 동네 소식과 오픈 채팅의 로컬 탭이 출시되면서 이용자들과 주변 가게 사장이 만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났다"며 "연내 이 서비스들은 카카오 맵이라는 로컬 서비스와 강결합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서비스 간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비즈니스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대표는 "로컬 서비스가 카카오 내에 자리 잡으면, 이용자들은 주변에 식당이나 가볼 만한 곳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동네 소식에 있는 지도를 확인하게 되고, 새로 오픈한 가게의 소식과 할인 혜택을 톡 채널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의료접근성 강화에도 카카오가 앞장서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는 B2C 개인건강관리 서비스와 B2B 헬스케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계사 카카오브레인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또 병원 데이터 사업도 추진 중이며 환자의 의료데이터를 기록/관리하는 (EMR)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임상데이터를 확보, 이를 AI로 분석해 임상실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이 한창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최근 당뇨병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당뇨병 유병률을 줄이면서 사회 경제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년 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올해 2분기, 분당, 서울대, 서울대병원에 이어서 연내 이화여대 의료원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4분기 중에는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출범하면서 대규모 헬스케어 에코 시스템을 조성해 데이터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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