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가상자산 거래소 한빗코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했지만,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에 실패하자 조치를 취한 것. 원화마켓 확보 실패로 인한 매출 악화로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무너지는 가운데,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한 한빗코까지 쪼그라들면서 붕괴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 신설을 골자로한 '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일부 개정안까지 공개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의 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명확인계좌 받아도...한빗코 희망퇴직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한빗코는 이달 들어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전북은행과 실명확인계좌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지난달 불수리되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받아 사업적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 사진=한빗코
/ 사진=한빗코

지난달 한빗코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가 변경 신고 불수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빗코는 지난 8월 원화거래소 변경신고를 접수하면서 현장검사를 받았는데, 고객확인의무(KYC) 이행과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구축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당국은 한빗코에 과태료 20억원을 부과했다.

같은달 FIU는 특금법상 신고 요건 미충족 등의 이유로 한빗코의 사업자 변경 신고 불수리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한빗코가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하고도 원화마켓 서비스에 실패하면서, 실명확인계좌 확보에만 몰두하던 코인마켓 거래소들도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한다고 해도 원화마켓 서비스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는 못 버틴다...무너지는 코인마켓 거래소

사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붕괴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 실명확인계좌 확보에 실패해 일일 거래대금이 거의 나오지 않는 코인마켓만 운영한 시간이 2년이 넘어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거래소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사진=캐셔레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캐셔레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사업자 2023년 상반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인마켓 거래소 21곳 중 절반에 달하는 10곳이 올해 상반기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코인마켓 거래소 18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실제로 상당수의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일일 거래대금이 0원에 수렴하고 있다. 이에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코인마켓 거래소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6일 '캐셔레스트', 지난 16일엔 '코인빗'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한빗코 마저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코인마켓 거래소 도미노 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수리 요건 강화한 법안도 발의...문 더 좁아진다

더불어 윤창현 의원실에서 특금법 개정안까지 공개하면서 거래소 사업의 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실은 특금법이 형식적인 요건 위주로 열거하고 있어 가상자산사업자의 AML 부실 우려 등 금융거래 질서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신고를 불수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사진=국회
여의도 국회의사당/사진=국회

이에 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법령을 위반하거나 위반할 우려가 상당한 자, 신청서나 그 밖의 첨부서류에 거짓이 있거나 필요한 내용을 적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해 신고를 불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신고를 수리할 때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방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금융거래질서 확립 등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이 개정안은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위원회과 협의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동료의원의 서명을 받아 이달중 제출할 예정이다.

윤창현 의원은 "디지털자산 마켓의 신뢰회복을 위해 법안을 준비했다"고 제안취지를 밝히고 "글로벌 투자수요 회복기에 K마켓이 가장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질서가 확립된 시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