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내부에서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의 폭로를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이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요청했다.
카카오 크루유니언(카카오 노조)은 지난 2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김 총괄이 폭로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는 독립기구인 준법위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올해 카카오 공동체 크루(직원)들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무책임하게 특권과 특혜를 유지한 경영진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노조는 "뜨겁게 이슈가 된 경영진의 특혜 또한 크루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경영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에 의해 합리화됐기 때문"이라며 "과연 그렇게 독단적으로 운영해 살림살이가 나아졌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우리는 더 이상 과거를 반복해선 안 된다. 소수의 경영진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며 "다수의 공감과 합의 없이 소수 경영진의 결정에 의해 변화가 추진된다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노조는 김 총괄의 폭언과 욕설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 기준에 부합되며 어떤 좋은 의도가 있었거나 실수라고 해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이 역시도 준법위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욕먹을 만했다는 상황에 다라 허용하게 된다면 크루들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보호받기 어려워진다"며 "이번 (김 총괄) 행위는 여론재판이 돼서는 안 되며 특혜·비리 척결과 다른 측면으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카카오 노조는 경영진에 대해 대대적 인적쇄신도 요구했다. 노조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대부분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발생했다.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들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며 "진정한 쇄신은 그 과정부터 새로워야 한다. 사익을 추구하다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