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치지직' 제공
사진=네이버 '치지직' 제공

네이버 '치지직'이 판 키우기에 나선다. 스트리머 160명이 모인 대규모 게임대회를 열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 위세를 과시할 계획이다. 유명 스트리머를 영입해 몸값을 올린 아프리카TV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치지직'은 16일 스트리머들의 '폴가이즈'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서바이벌'이라는 슬로건 아래, 160명의 스트리머가 참여할 예정이다. 대회는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열린다. 12일 기준 치지직에 등록된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폴가이즈'는 미디어토닉이 제작하고 에픽게임즈가 배급하는 게임이다. 60인 규모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젤리빈 형상의 귀여운 캐릭터로 장애물을 극복해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회는 인기 스트리머 다주, 쌍베, 마왕루야, 따효니를 팀장으로 40명씩 4팀을 꾸려 게임에서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팀장들의 트위치 구독자 총합은 약 120만명에 이른다. 22일부터 매일 한 팀씩 내부 선발전을 거쳐 생존 인원 총 10명을 각각 선발한다. 선발된 인원은 26일 팀 대항전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네이버 '치지직' 구글 플레이스토어 순위 변동 그래프. /사진=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네이버 '치지직' 구글 플레이스토어 순위 변동 그래프. /사진=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치지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빼앗긴 화제성을 되찾을 계획이다. 출시 직후 릴카와 침착맨 등 유명 스트리머들의 참여로 트위치를 대체할 플랫폼으로 각광 받은 '치지직'이지만 점진적인 화제성 저하로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직후 양대 마켓 1위를 기록했던 '치지직' 앱도 올해 들어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16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12위, 앱 스토어 22위를 기록 중이다. 이에 더해 일간활성사용자수(DAU)에서도 아프리카TV에 밀린다는 분석이 나오며 분위기 전환을 위한 묘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치지직'은 대규모 스트리머를 한 무대에 등장시켜 흩어졌던 팬심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치지직'은 현재까지 스트리머의 신청을 받아 개별적으로 방송 권한을 내어주는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이에 따라 평소 알기 어려웠던 스트리머들의 존재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중계 방식도 이목을 끈다. 농심 레드포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양질의 e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치지직'은 이번 대회에서도 특별 중계진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청자층 외연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관측된다. 기한을 정해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베타 스트리머 신청을 상시 접수·승인 방식으로 변경했다. 스트리머 활동 분야도 ▲게임 ▲여행 ▲일상 ▲먹방 ▲기타로 확대했다. '치지직' 재화인 치즈 후원 기능도 루키 회원까지 허용했다. 오는 2월 중순에는 누구나 방송할 수 있도록 오픈 베타로 전환 예정이다.

평일 낮 기준 수천 명의 시청자들이 네이버 '치지직'을 이용 중이다.
평일 낮 기준 수천 명의 시청자들이 네이버 '치지직'을 이용 중이다.

'치지직'의 정식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위치가 한국 사업을 정리하는 2월 27일 전후로 국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 유효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치의 국내 이용자 규모는 대략 2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청자층을 흡수하는 플랫폼이 차기 시장 패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경쟁사인 '아프리카TV'는 최근 우왁굳과 악어 등 유명 스트리머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2분기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 출시 계획을 공개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6만원대 초반에 머무르던 '아프리카TV' 주가는 현재 10만700원을 기록 중이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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