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인터뷰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 사진=이성우 기자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 사진=이성우 기자

가상자산 업계가 상승장과 하락장을 지나는 동안 시장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은 기업이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공시' 플랫폼으로 더 익숙한 가상자산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고 있는 크로스앵글이 그 주인공이다. 공시 서비스, 유통량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주로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를 선보였던 크로스앵글이 이번엔 기업 고객을 위한 '쟁글 ERP'를 내놨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에 맞춰 기업들이 웹3.0 산업에 쉽고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를 만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앵글의 서비스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블록체인 데이터 외길 걸어온 크로스앵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김준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삼성증권에서 트레이더로 커리어를 시작, 넥슨 지주사인 엔엑스씨(NXC)를 거쳐 크로스앵글을 창업했다.  그는 "가상자산을 왜 사냐고 물어봤을 때, 누군가 추천했다는 말 밖에 하지 않더라"며 "내재적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굴까 고민했고, 그러다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테크M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테크M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가상자산의 내재적 가치를 찾고 투자 이유를 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8년 설립된 크로스앵글은 가상자산 관련 정보 및 데이터 제공에 힘을 실어왔다. 쟁글을 통해 가상자산 평가 및 공시 서비스를 운영, 가상자산 업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힘썼다. 이후 가상자산 업계서 유통량이 문제가 되자 '라이브 워치'라는 서비스룰 출시,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김 대표는 "당시에는 가상자산에 왜 투자 하는지에 대한 답도 없었고, 정보만 일찍 알면 돈을 벌던 시대였다.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중요하지 않았다"며 "보편적이고 상식적이지 않은 것은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크로스앵글이 공시, 평가, 유통량 모니터링, 그리고 이번에 출시하는 쟁글 ERP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회사의 주요 무대는 정보와 데이터"라며 "판단을 위한 핵심적인 정보를 다루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김 대표는 "정보에 대한 수요가 계속 달라져왔다. 처음에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상관없이 있기만 해도 좋았고, 이후엔 정보가 사실인지 중요해졌다"며 "그 다음은 정보의 가치를 따지기 시작했다. 지금 시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판단 근거를 필요로 하고 있어 그쪽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시대...쟁글 ERP가 뜬다

크로스앵글은 공시, 평가, 유통량 모니터링 등 서비스에 이어 쟁글 ERP를 준비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상자산 관련 법제도 구축 등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쟁글 ERP를 통해 기성 기업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할 때 리스크를 줄이고, 블록체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쟁글 ERP는 가상자산 회계처리, 토큰 엔지니어링, 블록체인 프로젝트 성과 분석 등이 가능한 웹3.0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이다. ▲가상자산의 회계처리를 돕는 웹3.0 파이낸스 ▲가상자산 생태계를 관리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토크노믹스 ▲성과를 추적하고 타 프로젝트와 비교할 수 있는 퍼포먼스 애널리스트 등이 대표적 기능이다.

쟁글 홈페이지 / 사진=쟁글 홈페이지 갈무리
쟁글 홈페이지 / 사진=쟁글 홈페이지 갈무리

김 대표는 특히 쟁글 ERP를 통한 회계처리와 가상자산 유통량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그간 가상자산 회계처리는 엑셀을 보고 수기로 했다. 단순 반복 업무도 어마어마했고, 휴먼 에러도 상당하다. 또 유통량 측면에서도,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는 곳은 가상자산 지갑을 수백개씩 운용한다. 하나하나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쟁글 ERP를 사용하면 온체인 데이터를 끌어와 수십개의 가상자산 지갑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회계처리 과정에서 반복 업무와 휴먼 에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량 관련 리스크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상자산 유통량 관련 이슈는 상장폐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게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크로스앵글은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쟁글 ERP'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2월까지 베타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올 1분기 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개방된 블록체인 정보...산업 단위 데이터로 활용한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데이터에 진심인 크로스앵글의 다음 행보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공개된 정보인 블록체인 데이터로 산업 단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김 대표는 "모든 기업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데이터를 기업 단위 백엔드로 구축하다보니 모든 기업에 존재하는 데이터는 자기 기업 데이터 밖에 없다"며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경쟁사와 산업 전체를 고려하는데, 산업 단위 데이터에 대해선 깜깜이다"라고 말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테크M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테크M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크로스앵글은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해 이부분을 파고들 생각이다. 김 대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블록체인 위에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했을 때는 기존 기업처럼 기업 네트워크가 아닌 오픈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된다"며 "예를 들면 온체인에서 돌아가는 게임들은 헤비 유저가 얼마나 있는지, 실시간으로 얼마나 접속해 있는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쟁사와 기본 데이터 서로 공유하면서 산업 데이터가 형성될거라고 보고 있다"며 "유의미한 산업 데이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산업 데이터를 쟁글 ERP와 연결해 산업 전체와 클라이언트의 사업을 비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블록체인에서 기술적인 이야기가 비중이 줄어들어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웹3.0 사업을 고민 하는 분들은 웹3.0 속성이 어떻게 재해석 되고, 지금 당장 우리에게 쓰일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크립토윈터 동안 고민한 곳들이 올해 더 많이 등장할거라고 보고 있다. 기술보다 서비스를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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