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을 몰고 다니는 캐릭터 인기에 힘입어 업계가 잇따라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각종 체험존과 다양한 굿즈로 팝업을 구성해 팬심을 충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웹툰은 로맨스 웹툰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캐릭터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시즌 콜라보 축제를 진행했다. 축제 이름은 'After School Lessons'로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오는 5월 26일까지 열린다. 네이버웹툰이 테마파크와는 진행하는 첫 협업 사례다.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은 주인공 '미애'가 어린 시절 친구인 '철이'와 중학교 3학년 같은 반에 배정되고 '능금학원'에 함께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학원물이다. 1999년대의 레트로 감성을 보여주는 학원 로맨스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곳곳에 철이가 미애의 명찰을 구매하는 '세모 문구'와 철이와 미애가 우정을 다지는 '꿈돌이 오락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방구 오락기, 캡슐 뽑기 기계, 등장인물들의 등신대 등도 설치해 웹툰 세계관을 현실로 옮겨놓는다.
공연도 진행한다. 작품 속 철이와 미애가 선 보이는 포크 댄스와 체육대회 장면을 활용한 거리 공연 '세기말 라떼'가 열릴 예정이다. 오는 3월 9일부터 매주 주말 오후 5시에 만나볼 수 있다. 매직아일랜드 메인브릿지에서는 철이와 미애의 등교 모습이 담긴 담벼락을 설치했다. 매직캐슬에서는 1999년 당시를 경험할 수 있는 모의고사를 볼 수 있다. 아크릴 스탠드, 랜덤 키링, 렌티큘러 카드 등 90여종의 굿즈도 있다.
웹툰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8월 더현대는 더그림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빵빵이 일상 팝업스토어 '빵빵이의 생일파티'를 진행했다. 빵빵이는 박태준 만화회사 더그림엔터테인먼트와 이주용 작가가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빵빵이의 일상' 속 캐릭터다. 2월 말 기준 구독자 수는 211만이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에 B급 유머를 곁들여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약 10일간 진행된 '빵빵이의 생일파티' 팝업에서는 인형, 키링 등 약 15종의 굿즈를 오프라인 단독으로 선보였다. 오픈 후 나흘간 1만명이 몰릴 정도로 조기 입장 마감과 굿즈 완판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팝업 방문객은 3만여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500명 가량이 방문한 셈이다.
오프라인에서 펼쳐진 캐릭터 활약상은 매출로 이어졌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6월 '마루는 강쥐'에 이어 '냐한 남자', '가비지타임' 등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웹툰 IP 오프라인 확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달 열린 '가비지타임' 팝업스토어는 네이버웹툰 역대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입장객은 약 2만명, 1인 최대 결제금액은 153만2300원이었다. 총 판매 상품 수량은 약 28만개로 전체 품목 중 61%가 품절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수십만원어치를 구매하며 운영 3일차부터 전량 품절 항목이 발생되기도 했다. 고객 니즈 반영해 품절된 인기 항목들은 추가 온라인 예약판매가 진행됐다.
더현대에서 열린 빵빵이 팝업스토어 매출도 괄목할 만하다. 공식적으로 더현대는 팝업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빵빵이 팝업 매출은 12억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현대에서 진행한 역대 팝업 스토어 매출 2위다. 13억5000만원 매출의 제로베이스원 다음이다.
캐릭터 IP 시장은 점차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4.4% 성장해, 2025년 16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