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을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바닥을 찍은 D램 가격이 감산과 재고조정 효과로 상승세에 진입했고, 생성형 AI와 관련한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디램(DRAM)과 낸드(NAND) 비트 그로스(Bit Growth,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적인 성장률을 나타내는 비율)는 각각 -5.3%, -3.0%가 예상된다. 그러나 평균판매가(ASP)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부는 5960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무려 5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이 전분기 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는 1a 나노미터(nm) DDR5 출하량 급증으로 서버용 D램 출하량이 60% 이상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3분기 38.9%에서 4분기 45.5%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실수요의 본격 반등이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트렌드는 올해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디램과 낸드 모두 고정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AI 관련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한 덕이다.
시장의 의심을 불러일으킨 HBM 이슈 또한 잦아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36GB) 제품에 대한 샘플 공급을 경쟁사들 대비 수개월 선행, 진행하며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리더십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속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무려 3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열위에 대한 과한 우려가 밸류에이션 괴리를 만들었고, 이를 회복할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올해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160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고,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은 무려 130여개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2나노 (nm)를 포함한 선단 공정의 제품 비중 확대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실질적인 이익 확대를 올 하반기로 점쳐지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추정 매출액이 28.5조원, 영업이익은 1.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무려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최근 2나노 (nm)를 포함한 선단 공정의 수주 증가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반전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제 TSMC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AI 1위 업체인 프리퍼드 네트웍스 (Preferred Networks: PFN)로부터 2나노(nm) AI 가속기 생산을 수주했는데, 이 업체가 AI 로봇, AI 딥러닝 암 발견, AI 레벨 4 자율주행 등의 상업화를 눈 앞에 두고 있어 경쟁사들의 수주가 삼성전자를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PFN 주요 고객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도요타, NTT, 히타치, 화낙(Fanuc)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로, 사업 부문 대부분이 업계 선두에 포진해 있는 기업"이라며 "공급 제약에 따른 메모리 재고 정상화는 올 상반기 중 확인될 것으로 보이며 고부가 제품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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