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씽크스테이션 P8'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남도영 기자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씽크스테이션 P8'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남도영 기자

레노버가 AMD 최신 칩셋을 탑재한 '씽크스테이션 P8'을 선보이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성장하는 워크스테이션 수요 공략에 나선다.

26일 한국레노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8을 공개했다.

씽크스테이션 P8은 5나노 공정 기반 '젠 4' 아키텍처를 적용한 AMD 차세대 칩셋을 통해 싱글 소켓 중 가장 높은 수인 최대 96코어, 192스레드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개발, 제품 설계, AI 워크로드 등 강력한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데이터 집약적인 업무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워크플로우가 복잡해지고 데이터 집약적인 작업이 늘면서 건축가, 엔지니어, 비주얼 아티스트, AI 모델 개발자 등의 전문가들은 강력하고 신뢰성 높은 워크스테이션을 찾고 있다"며 "강력한 성능, 탁월한 확장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씽크스테이션 P8은 가상현실(AR) 및 증강현실(VR) 콘텐츠 생성, 고급 AI 모델 개발 같은 전문 작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생성형 AI가 가져올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MD 협업으로 워크스테이션 포트폴리오 확장

이번 씽크스테이션 P8은 2020년 출시된 '씽크스테이션 P620' 이후 두번째 레노버와 AMD의 협업 제품이다. 인텔 칩셋 중심의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AMD 스레드리퍼 프로 시리즈는 여러 산업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국내 SBS를 비롯한 드림웍스, EA, 에픽게임즈 등 여러 고객사들에게 채택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듄' 시리즈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와일리(Wylie)도 AMD 칩을 탑재한 씽크스테이션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가 레노버 AMD 워크스테이션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레노버 제공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가 레노버 AMD 워크스테이션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레노버 제공

이날 행사에서 이영창 SBS 차장은 "인텔 기반이 아닌 AMD 기반 제품을 도입한다는 건 새로운 도전과제였다"며 "안정성 측면에서 좋은 퍼포먼스로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을 마무리하며 신뢰도가 상승했고, 현재도 유튜브용 편집기로 도입해 계속해서 추가 구매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는 "인텔 칩셋 제품이 주를 이룰 당시에 AMD와 레노버가 협업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며 "이와 동시에 걱정과 우려도 있었으나 이와 다르게 씽크스테이션 P620은 여러 산업군에서 탁월한 성능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고객 경험과 피드백을 기반으로 싱크스테이션 P8을 출시하며 레노버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부터 타워형 워크스테이션까지 모든 고객 수요에 맞출 수 있는 AMD 워크스테이션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최대 96코어' 성능 향상...미디어 엔터 수요 잡는다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는 전 세대 대비 최대 코어 수가 64코어에서 96코어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CPU 클럭 스피드도 4.5GHz에서 5.3GHz로 향상됐다. AMD에 따르면 동일한 코어 숫자에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실행 성능이 전 세대 대비 12~46%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필 AMD코리아 이사는 "AI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고 있어 워크스테이션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많은 코어 수가 가장 효과를 보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작업 시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홍필 AMD코리아 이사가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도영 기자
김홍필 AMD코리아 이사가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도영 기자

이 상무는 "통상 과거에는 코어 수를 높이면 클럭수를 낮춰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스레드리퍼 프로 7000 시리즈는 코어 수를 높이면서 클럭 스피드를 동시에 높여 획기적인 속도와 성능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능 개선과 더불어 최근 AI 개발과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씽크스테이션 P8 제품 보급의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이 상무는 "모든 기업들이 AI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AI를 서버나 데이터센터에서 구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워크스테이션에서도 구현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기업들이 AI 관련 서비스를 배포하기 전에 많은 준비 과정을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스턴마틴' 디자인으로 발열 해소...협업 전략으로 워크스테이션 사업 키운다

씽크스테이션 P8은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과 파트너십을 통해 발열 문제를 해소한 섀시 디자인을 선보였다. 공기역학과 냉각기술의 대가인 애스턴마틴과의 협업을 통한 발열 관리로 CPU와 GPU 성능을 극한까지 사용하는 상황에도 쾌적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카드도 다양하게 지원된다. 씽크스테이션 P8은 최대 3개의 엔비디아 RTX 6000 에이다 제네레이션 및 AMD 라데온 프로 GPU를 지원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및 AI 워크로드에 필요한 성능을 제공한다. 또 연결 속도와 확장성을 높여주는 6개 PCI 5세대 슬롯을 포함한 총 7개 PCIe 슬롯을 제공한다. 레이드(RAID) 지원 M.2 PCIe 4세대 SSD는 최대 7개, 대용량 스토리지를 위한 HDD는 최대 3개, 옥타 채널을 지원하는 DDR5 메모리는 최대 1TB까지 장착 가능하다.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가 씽크스테이션 P8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레노버 제공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가 씽크스테이션 P8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레노버 제공

이와 더불어 씽크스테이션 P8은 씽크스테이션 진단 소프트웨어를 통해 빌트인 하드웨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레노버 퍼포먼스 튜너는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 애플리케이션의 최적화를 지원한다. 또 바이오스부터 클라우드에 이르는 종합적 보안을 제공하는 레노버 '씽크쉴드'(ThinkShield) 보안 서비스로 안전성을 높였다.

레노버는 AMD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워크스테이션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규식 대표는 "레노버는 AMD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등 다른 파트너와 협력하는 게 철학"이라며 "PC와 서버 사이 특화된 시장에서 워크스테이션 타겟하는 전문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