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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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벼운 시계가 좋다. 크고 멋있는 시계도 좋지만, 하루 종일 차고 일하려면 일단 편해야 한다. 크기는 셔츠 소매 안에 들어가는 30mm 초반대 정도가 적당하다. 줄도 되도록 가벼운 소재가 좋다.

'갤럭시 핏3'는 이런 시계의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 여기에 스마트워치 못지 않은 기능으로 알림도 보여주고 건강도 관리해준다. 당분간 다른 시계는 잘 찾지 않게 될 것 같다. 


'완판'에는 이유가 있었다…'갤럭시'다운 완성도에 가성비까지

갤럭시핏3는 지난 3일 출시 이후 '완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도 홈페이지에는 전 제품이 품절 상태다. 그간 중국산 제품이 장악해 온 피트니스 밴드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삼성 제품이라 출시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 가격도 8만9000원으로 부담없는 수준에서 책정돼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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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하자마자 서둘러 구매해 열흘간 꼬박 써 본 소감은 '더 팔리겠다'였다. '갤럭시'란 이름을 달고 나온 만큼, 갤럭시 스마트폰을 쓴다면 이만한 피트니스 밴드를 찾기 어렵다. 전원을 넣자마자 스마트폰에 연결 알림이 뜬다. 별도 앱 설치나 설정 없이도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 '삼성 헬스' 같은 갤럭시 고유 기능에 완벽히 호환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삼성전자 제품답게 만듦새도 우수하다. 날씬하게 잘 빠진 다자인으로 밀착감이 높고, 특히 밴드 재질이 부드러워 착용감이 탁월하다. 제품 마감도 가격 대비 준수하고 화면도 밝고 선명하다. 동작 속도도 기대 이상으로 빠릿하고 주사율이 높아 화면 전환도 부드럽다. 제품 마감도 준수해 애플 워치나 갤럭시 워치와 직접 비교해도 4분의 1 가격대의 제품으로 보이지 않는다.

(왼쪽부터) 갤럭시 워치3, 갤럭시 핏3, 애플 워치 울트라/사진=테크M
(왼쪽부터) 갤럭시 워치3, 갤럭시 핏3, 애플 워치 울트라/사진=테크M

형님보다 나은 아우? 배터리·헬스케어 기능 탁월

갤럭시 핏3가 스마트워치와 비교해 더 나은 점은 배터리가 훨씬 더 오래간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를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배터리가 항상 문제다. 삼성전자에선 갤럭시 핏3를 완충시 최대 1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아마도 제한된 조건 하에서 가능한 기간인 듯 하다. 실제 체감으로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OD) 기능을 사용하면 3~4일 정도, 이 기능을 끄면 일주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다만 충선 속도가 상당히 빨라 씻을 때 잠시 충전해도 배터리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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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도 건강 관리는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배터리 조건 때문에 실제 24시간 착용하는 게 쉽지 않다. 수면 관리를 받고 싶지만 잘 때 차기엔 걸리적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주간 활동량 측정에 야간 수면 관리까지 완벽하게 헬스케어 기능을 활용하려면, 오히려 갤럭시 핏3이 더 좋은 대안이다. 심박수, 스트레스, 혈중 산소 등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측정 기능도 동일하게 쓸 수 있다.

당연히 스마트워치에 비해 부족한 부분도 있다. 갤럭시 핏3는 GPS를 지원하지 않아 스마트폰과 떨어지면 운동 경로를 기록할 수 없다. 통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전화나 문자도 받지 못하고, 삼성페이도 못 쓴다. 음악을 저장해 운동할 때 듣는 것도 안된다. 스마트폰이 없이 단독으로 쓰기엔 기능이 상당히 제한된다.

이 외에는 스마트워치와 대동소이한 기능을 갖고 있다. 카톡 등 메시지 알람 기능은 물론이고 날씨, 스케줄, 미디어 재생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 카메라 리모컨으로 쓸 수 도 있다는 점도 재밌다. 갤럭시 생태계 제품답게 전반적으로 연동성이 뛰어나다.


가격 이상의 만족도…24시간 벗고 싶지 않은 매력

갤럭시 핏3 구매 전엔 이미 갤럭시 워치6를 갖고 있어 과연 쓸모가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착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열흘 간 잠시 충전할 때 외에는 벗은 적이 거의 없었다. 아무리 봐도 다른 시계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헬스케어를 갤럭시 생태계를 키울 핵심 서비스로 키우고 있다. 올해 출시될 '갤럭시 링'과 더불어 갤럭시 핏3가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핏3는 가장 문턱이 낮지만 가격 이상의 성능과 완성도를 가진 훌륭한 갤럭시 웨어러블 입문 기기가 될 것이다.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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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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