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인공지능(AI) 분야에 최대 10조엔(약 88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AI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기조와 맞물린 행보로 풀이됩니다.
지난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AI 혁명에 대응할 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AI용 반도체 개발 및 제조를 시작으로 데이터센서와 로봇, 발전 사업까지 사업을 확대해 최대 10조엔의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핵심 구상은 AI 전용 반도체 개발입니다. 미국 엔비디아처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형식으로 내년 봄 시제품을 선보이고 가을에 양산 체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소프트뱅크가 90%가량 지분을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에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Arm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회로 설계도를 이미 엔비디아 등에 제공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AI 전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자체적인 지원금과 더불어 Arm의 자금을 통해 비용을 충당한다는 방침입니다. 양산체계가 확립된 뒤에는 해당 사업 부문을 Arm에서 분리해 그룹 산하에 두는 방안도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AI 전용 반도체 제조는 대만 TSMC 등 외부 업체에 맡길 계획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AI 반도체 개발 뿐만 아니라 2026년 이후 자체 개발한 반도체에 기반한 데이터센터를 유럽, 아시아, 중동 등에 세우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와 함께 일본 정부는 AI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 소프트뱅크가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를 정비하는 데 최대 421억엔(약 37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슈퍼컴퓨터 이용 환경 정비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소프트뱅크 그룹과 일본 정부의 지원이 일본 AI 산업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