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최종적으로 취소할 경우 28㎓ 주파수의 향방도 안갯속으로 빠지게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의 '메기' 역할로 통신비 인하 경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본금 부족'을 이유로 무산되며 28㎓ 주파수를 활용한 제4이통사의 방향성도 잃어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통3사에 이어 스테이지엑스까지 시장 진입이 무산되며 28㎓ 주파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청문 절차 후 스테이지엑스 취소 번복 가능성은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오는 27일 청문절차를 통해 스테이지엑스의 28㎓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청문 절차는 최종적으로 행정처분을 내리기 전 사업자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스테이지엑스는 서상원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부어 해당 내용에 대해 충실히 소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취소 결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스테이지엑스의 설득이 상당부분 인정돼야 한다는 점을 볼때 취소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청문 절차를 거치게 되면 승인 절차의 적법한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취소가 될 것"이라며 "여러 내용들의 법률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의 할당대상법인 선정을 취소하게 되면 28㎓ 주파수는 또 다시 주인을 잃고 표류하게 된다. '5G보다 20배 빠른 통신'을 내세우며 진짜 5G를 외쳤지만, 정작 사업자가 없어 활용할 수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2018년 통신3사에 처음으로 28㎓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며 서비스를 준비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당 주파수를 활용한 서비스는 구축되지 않고 있다.
사업성 높지않은 28㎓…주인찾기 어렵네
업계에서는 28㎓ 주파수의 사업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8㎓ 주파수는 기존 전파에 비해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짧은 거리에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른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5G는 3.5㎓ 주파수 대역인데, 28㎓ 대역에 비해 속도는 느린 반면 회절성이 강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어 광범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통신3사가 28㎓ 주파수를 반납한 것도 정부와 약속했던 1만5000개의 기지국 구축을 이행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서비스의 상용화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기지국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더 커 사업 자체를 포기한 셈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청문 절차 이후 연구반을 가동해 제도적 보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파수 경매 절차와 할당 등 다양한 문제들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 문제점을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연구반을 가동해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위한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주파수 경매는 원칙적으로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모바일, 제4이통 다크호스로 급부상
하지만 시장의 사업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제4이통사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스테이지엑스와 주파수경매 당시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미래모바일이다.
미래모바일은 전날 지하철 무료 와이파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케이온네트워크와 손잡고 협력 체계를 공식화했다. 미래모바일은 내년 상반기 알뜰폰 서비스에 요금제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풀MVNO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케이온네트워크는 지하철 코고속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협업 내용은 지하철 초고속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기술과 알뜰폰 출범을 위함이다. 이와 동시에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제4이통사 빈자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케이온네트워크는 22㎓~23.6㎓ 대역을 활용해 빠른 속도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모바일은 주파수 경매 당시 밀봉입찰까지 경쟁했을 정도로 제4이통사 출범에 진심이었던 만큼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는 "케이온 사업 모델에 알뜰폰 서비스까지 결합할 경우 혁신적 이동통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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