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비맥주
사진=오비맥주

 

파리 올림픽이 이달 말 개막을 앞둔 가운데, 국내 유통가의 '올림픽 마케팅' 역시 가열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축구·농구·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들이 예선 문턱을 넘지 못해 일제히 파리행이 좌절되며, 열기가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 탓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공식 파트너 자격을 확보, 비알코올 맥주인 '카스 0.0'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마케팅에 박차를 바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에서 맥주 브랜드가 공식 파트너로 지정된 경우는 있으나, 비알코올 음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오비맥주는 한정판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했다. 카스 프레시와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에 한해 선보이는 올림픽 에디션 제품은 패키지 디자인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와 공식 파트너사임을 의미하는 '오피셜 파트너' 문구를 추가했다. 파리 현지에서는 에펠탑 인근에 '카스 포차'를 열어 세계인들에게 카스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모두 올림픽을 앞두고 신제품을 선보이며 저칼로리 맥주 상품 등으로 이용자 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의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총수가 구속된 SPC 역시 대한체육회와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를 후원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이미지 쇄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올림픽이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2028년말까지 대한체육회 휘장과 공식 파트너 명칭 사용 등 지식 재산(IP)을 활용한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아울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 역시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유니폼을 제작 지원, 주목을 받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번 양궁 국가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국내 최초로 양궁 전용화를 개발했으며 선수 개개인의 피팅(fitting)감을 위해 보아(BOA) 시스템을 더했다.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역시 파리올림픽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지원한다. '시상용 단복'을 비롯해, '일상복(후드 재킷·긴팔티·반팔티·폴로티·반바지 등)'과 '선수단 장비(운동화·슬라이드·캡·버킷햇·양말·백팩·숄더백 등)' 등 총 23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다만 이같은 유통가의 올림픽 마케팅 열기 전반이 예전같지 않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대표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는 올림픽 관련, 마케팅이 저조한 모습이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는 외식업체 자체가 없는데다, 파리 현지와 시차가 약 7시간인 것과 구기종목 대표팀이 대부분 예선 탈락해 마케팅 자체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무엇보다 공식 스폰서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기업은 대놓고 올림픽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스폰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공식 후원사인 것처럼 숨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앰부시 마케팅'을 금지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시차 문제도 있지만, 구기 종목의 대거 예선 탈락 등에 따라 대규모 응원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통가의 올림픽 열기 또한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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