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닭고기에 인삼 또는 황기라는 한약재가 들어가…속이 찬 이에게 좋은 보양식
여름철 건강관리는 폭염·냉방병·습기를 주의해야…더위와 습기로 인한 음식도 주의
무더운 날, 외부활동 삼가고 외출하더라도 그늘진 곳에서 활동하며 물 자주 마셔야

이건영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이건영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로 덥다는 뉴스를 매일 듣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도 하죠.  최근에는 동남아처럼 아열대성 기후로서 국지성 호우, 집중 호우가 자주 나타나는 실정입니다. 초복과 대서를 지나고 중복을 향하면서, 날로 더워지고 점점 습기가 올라가는 요즘,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입니다. 여름철 건강관리는 폭염·냉방병·습기, 이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폭염, 더워서 생기는 문제

온열병이 나타날 수 있죠. 더운 여름에 실외에서 장시간 운동이라든지 작업을 하는 경우 일사병, 열사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사병은 흔한 말로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데요, 몸이 더워져서 근육통과 근육경련이 나타나는 열경련, 더위로 혈관이 확정돼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져서 의식을 잃는 열실신 그리고 과도한 땀분비 등으로 수분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어지럼·구역·두통·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열피로 등을 종합해서 일사병이라고 합니다.

열사병은 이보다 더 심한 경우입니다. 일사병은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면 곧 회복됩니다. 하지만, 인체의 체온 조절 중추가 제 기능을 못해서 체온이 40도 이상 오른다면 의식장애 또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적극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한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더위를 먹지않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무더운 날씨에는 당연히 외부활동을 삼가고, 외출하더라도 가능한 그늘진 곳에서 활동하고 갈증이 나지 않게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합니다. 


냉방병, 추워서 생기는 문제

이런 더위에 에어컨을 켜놓고 진료하다보면, 에어컨 때문에 오히려 춥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평소 몸이 찬 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몸 속이 찬 분들이죠. 몸 속은 차지만 겉은 더위 때문에 더운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은 여름에도 속을 따듯하게 해줘야 합니다. 삼복 더위에 삼계탕을 먹는 이유가 이러합니다. 

삼계탕(蔘鷄湯)에는 닭고기에 인삼(人蔘) 또는 인삼 대신에 황기(黃耆)라는 한약재가 들어가는데요, 인삼은 기운을 나게 하고 몸 안에서 열을 발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몸에 진액(일종의 수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땀 배출로 인한 기력저하를 방지해줄 수 있죠. 황기는 기력을 나게 해주는 한편 과도한 땀배출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닭이라는 식자재가 여름에 기력을 나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에 속이 찬 분들에게 좋은 여름 보양식이 됩니다. 중요한 내용은 더운 여름이라고 무조건 아이스크림이라든지 빙수, 냉면 같은 찬 음식만 드실 것이 아니라, 체력을 보충할 수 있으면서 몸 안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드시는 것이 여름 건강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차가 커질 때 발생합니다. 냉방병은 흡사 여름감기와 비슷합니다. 기침·콧물·두통·몸살·피로감 등이 나타나고, 환기가 안되는 건물 안에 있다보면 인후 이물감·두통·어지럼증·가슴답답함 등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기를 자주 하고, 외부와 온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급격한 온도차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유소아, 어르신은 특히 더 주의해야겠지요. 


관절, 습해서 나타나는 문제
 
우리나라 여름은 더위 자체도 어려움이 있지만, 습한 것 때문에 더 힘들죠. 습하지만 않으면 그늘에 있어도 선선한 느낌이 들텐데요, 가끔은 숨쉬기 힘들 정도로 숨이 턱턱 막혀서 더 힘듭니다. 호흡기를 생각하면 건조한 것보다 습한 것이 낫다만, 관절을 생각하면 습기는 환자 분들을 어렵게 합니다.
 
'비가 오려나'하면서 관절통을 호소하는 어르신들 얘기는 잘 아실겁니다. 관절 질환은 습기가 심하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병이 더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릎관절통증이 있는 분들은 더 무겁다고 호소를 많이 합니다. 단지 무릎뿐 아니라 목이나 허리 등 척추도 일종의 관절이고, 손발목 통증이 있는 환자도 습한 날에는 더 힘들어합니다. 

또 어르신들만 비오기 전 습한 날씨에만 아프고 관절이 무겁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도 그런 호소를 합니다. 벌써부터 '비온다고 이렇게 아프면 어쩌죠?'하고 걱정하시는데요, 습한 날씨에 증상이 심하다고해도 질병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라서 크게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즉각 치료를 받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좋겠지요. 젊은 분들은 치료 받고 완쾌하면 습할 때 무겁고 아픈 증상은 호전됩니다. 

덥고 습한 여름철 건강관리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이 밖에도 더위와 습기로 인한 음식도 주의해야겠죠. 음식이 잘 변질될 수 있으니, 상하기 쉬운 음식은 즉각 폐기하고, 여름철 대표과일인 포도·수박·참외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아랫배가 차고 위장이 약한 분은 참외 보다는 바나나·복숭아 등이 더 나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이건영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이건영 님은?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한의학과 석·박사를 마친 한의학 박사이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한 한의과 전문의로 군병원에서 한방과장을 역임한 후 모커리한방병원 진료원장, 경희아나파한의원 대표원장 등을 거쳐 현재 서울 광진구에서 스포츠재활·수술 후 재활·척추질환 등에 특화된 경희생생한방병원 건대점 병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