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전삼노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지난 8일 전삼노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연이은 교섭에도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삼성전자가 29일부터 사흘 간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노사 모두 장기화된 파업으로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교섭이 종료되는 오는 31일 적극 타결이 될 지 아니면 갈등이 심화될 지 기로에 놓인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와 삼성전자는 집중 교섭을 시작한다. 이번 집중 교섭은 오는 31일까지 사흘 간 이어진다. 앞서 전삼노와 삼성은 지난 23일 8시간이 넘는 마라톤 교섭에도 끝내 합의를 내지 못한 바 있다. 당시 교섭은 전삼노가 무노동·무임금 총파업을 실시한 지 16일 만에 재개됐다. 

지난 23일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8시간에 걸쳐 임금 교섭을 벌였으나 사측이 협상 안건을 가져 오지 않았고 계속 같은 얘기만 반복하다가 마무리 됐다"며 "오는 29일까지 사측에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이날부터 3일간 집중 교섭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삼노 조합원 2만여명 대부분은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DS 부문 종사자로, 지난 8일부터 생산 차질을 목적으로 무임금·무노동 총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삼노의 경우 내달 5일을 기점으로 대표 교섭권 노조 지위가 상실된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 교섭권을 확보해 삼성과 교섭을 이어오고 있다. 전삼노가 교섭권을 상실한 이후 만일 다른 노조가 삼성과 교섭이 필요하면 개별 교섭을 진행하거나 교섭 창구 단일화를 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사무직노조와 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의 삼성전자지부 등 5개 노조가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계속 이어진 전삼노의 파업에 '노노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노조 동행은 사내 직원들에게 "기대했던 대표 노동조합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회사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하는 노동조합으로 직원들만 서로 갈라지고 피해 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삼노에게는 무임금 총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총파업으로 인한 임금을 사측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무노동에 따른 무임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에게도 파업이 지속될 경우 생산에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납기일 중요한 파운드리의 경우 장기 파업의 여파로 인한 인력 확보와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삼노와 사측은 오는 31일 마무리되는 이번 교섭을 통해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을 겪은 삼성의 노조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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