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개막하는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에 국내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총출동한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을 비롯해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하이브IM 등이 게임스컴 현장에서 글로벌 게임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많은 게임사들이 게임스컴에 참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2~3개 게임사들이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5개 이상 대형 게임사가 게임스컴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최근 국내 게임 개발 트렌드가 '글로벌'과 'PC 콘솔'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게임사들도 게임스컴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구권 게이머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게임스컴은 오는 21일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메쎄에서 개막한다. 게임스컴은 예전부터 미국 LA에서 열리는 'E3',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TGS)와 함께 글로벌 3개 게임쇼로 불리는 글로벌 최대 규모 게임쇼다. 코로나19 이후 E3가 사라졌고, TGS가 이른바 서브컬쳐라 불리는 팬덤형게임 중심의 게임쇼로 변모하는 분위기 속에 게임스컴은 자타공인 글로벌 톱 게임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게임스컴은 게이머들을 위한 시연 중심의 전시부스 운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게임스컴에서 게이머들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게임들이 많다. 이 시연에서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높여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시연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곧 게임 흥행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나 2022년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전세계 게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네오위즈의 'P의거짓'은 출시 한달만에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 역시 게임스컴을 통해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게이머들을 만난 넥슨의 '퍼스트디센던트' 역시 출시 직후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게임스컴에 나서는 국내 게임사들도 제2의 'P의거짓', 제2의 '다이브'를 꿈꾸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스컴에 내놓는 게임들을 보면,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통할만한 장르의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크래프톤과 하이브IM이 내놓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던전스토커즈'는 지난해부터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대세 장르로 부상하고 있는 익스트랙션 RPG 장르다. 아직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스팀과 같은 글로벌 게임 플랫폼에서는 출시되는 게임마다 게이머들이 몰리는 인기 장르다.
크래프톤이 선보이는 '인조이'는 '한국판 심즈'라 불릴만한 '인생게임' 장르다. 이 역시 국내 온라인게임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심즈'라는 게임 자체가 글로벌 마니아들을 양산한 게임인 만큼, 서구권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데이브 더 다이버와 퍼스트디센던트를 글로벌 흥행작으로 이끈 넥슨의 또 다른 야심작이다. 특히 이 게임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을 평정한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다. 특히 넥슨은 '던파' IP로 오픈월드 RPG '프로젝트DW'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카잔'이 글로벌 게임팬들에게 '던파' IP를 제대로 각인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이미 여러차례 게임스컴 참여를 통해 전세계 게임팬들이 기다리는 작품으로 부상한 바 있다. '검은사막'으로 MMORPG의 글로벌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업계에서는 내심 '게임계 오스카'라는 'GOTY' 수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오션드라이브도 그동안 갈고 닦은 PC/콘솔 게임 개발력을 총집결한 신작 3종으로 게임스컴을 수놓는다. 로그라이트 요소를 갖춘 턴제 RPG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와 로그라이트 슈터게임 '섹션 13', 좀비 서바이벌 '갓 세이브 버밍엄' 등이다.
국내 게임사 외에도 글로벌 게임사들도 게임스컴에 총출동한다. 엑스박스는 블리자드를 포함한 자회사 게임들과 퍼블리싱 타이틀 50여종을 들고 게임스컴에 나온다. 텐센트게임즈와 넷이즈게임즈, 호요버스 등 중국 게임사들도 대거 게임스컴에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팬들도 상당한 '문명'의 최신작 '문명7'도 게임스컴에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