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주주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연내 4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를 소각하겠다는 것. 뿐만 아니라 네이버 임원들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한때 4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17만원대까지 떨어진 네이버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로 풀이된다.
네이버, 4000억원 자사주 매입 소각한다
30일 네이버는 연말까지 약 4000억원을 투입해 발행 주식의 1.5% 규모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 및 소각하는 등 특별 주주 환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A홀딩스의 특별 배당금을 활용해 진행된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LY) 주식회사가 내년 개정되는 도쿄 1부 상장 유지 요건(유통주식 35%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 8월 공지한 대로 자사주 공개 매수에 참여했다. 지분율은 소폭 변동(63.56%->62.50%)되었으나, 라인야후 주식회사에 대한 최대주주로서 지배력,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A 홀딩스 지분비율도 그대로 유지되는 등 지분율 소폭 변동 외에는 변함이 없다. 네이버는 이번 매각을 통한 특별 배당 및 라인야후 주식회사로부터의 정기 배당금에 해당하는 약 8000억원 중 절반을 주주 환원 특별 프로그램에 투입한다.
네이버는 "10월 2일부터 12월 28일까지 총 발행 주식의 약 1.5% 규모인 약 234만7500주를 매입, 12월 31일에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지난 3년간 배당 위주의 주주환원 방식에 더해, 특히 올해 들어 주가가 상당 부분 하락한 이 시점에 보다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 후 소각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프로그램에 임원 자사주 매입...주주가치 제고에 사활
네이버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이외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에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 15~30%의 현금 배당, 3개년간 매년 자사주 1% 소각 등을 골자로 하는 신규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 4월 1190억 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기보유 자사주 중 총 발행 주식의 1%에 달하는 자사주를 8월에 소각한 바 있다.
아울러 네이버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지난 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244주(약 1억9904만원)를 장내 매수했다. 또 지난 10일엔 네이버 비등기임원이 1100주 넘게 매입했다. 이어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비등기임원 5명이 모두 443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대표를 포함해 네이버 임원들이 매수한 자사주는 총 2819주로 집계됐다.
이처럼 네이버가 주주가치 제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네이버 주가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7월 46만원대가 치솟았던 네이버 주가는 30일 현재 1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실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에 증권가선 네이버의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 실제로 네이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2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다. 반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의 평균 PER은 31배가 넘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주력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등에서 경쟁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며 "그러나 2024년 광고 매출 성장률이 2023년 대비 6%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네이버 쇼핑 또한 최근 AI 기반의 초개인화 플랫 폼인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등을 도입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만큼 서서히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