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중국 전통 의상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에 동조하며 출시 일주일 만에 한국 서비스 종료 소식을 공지해 논란을 낳았던 '샤이닝니키' 개발사가 새로운 게임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 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른바 '한복공정'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다시금 수면으로 떠오르며 국내 게임 업계와 이용자들 사이의 관심이 집중된 것. 하지만 정부당국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4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샤이닝니키' 후속게임 출시 D-10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인폴드 게임즈의 신작 게임 '인피니티 니키'가 내달 5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폴드 게임즈는 2020년 10월 국내에 출시했다가 일주일 만에 한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샤이닝니키' 개발사 페이퍼 게임즈의 자회사다.
'샤이닝니키'는 한국 서비스 당시 게임 내에서 한복 아이템을 선보였다가 '한복은 중국 전통 의상'이라는 취지의 중국 여론에 부딪히자 자국 의견에 동조하며 한국 서비스를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20년 11월 5일 위챗에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명의로 한국의 궁중 예복을 포함한 의복과 문화 유물이 중국의 것과 동일하다는 입장이 올라오자 같은 날 공지를 통해 해당 글을 링크한 뒤 이 견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며 중국에서 한푸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페이퍼 게임즈는 논란을 짚는 한국 여론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법령 미비에 관리당국 난항..."게임사 규제 어려워 사후 관리 예의주시"
국내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키며 일방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던 게임사가 아무런 제재 없이 또 다시 국내에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폴드 게임즈는 지난해 또 다른 게임 '러브앤딥스페이스'를 국내에 서비스한 바 있기 때문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모쪼록 이번 후속작 출시 관련 기관에서는 반드시 불허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 좋은 선례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관리감독 당국은 과거 사례를 이유로 새 게임 출시를 제재하거나 게임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하며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먹튀 논란'이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후 관리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새로 게임을 내는 것에 대해 (논란을 일으켰던 곳과) 같은 게임사라고 해서 우리나라 출시를 못하게 할 수는 없다"며 "게임사에 대한 규제 근거는 법령에 없어서 각 게임물에 대해 등급분류를 심의하는 방식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게임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 의해 지난 8월 심의가 완료됐다. 게임위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현황에 따르면 '인피니티 니키'는 지난 8월 20일 '12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위한 심의등급분류도 지난달 5일 완료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심의를 받은 게임이지만 해당 게임의 출시 소식은 인지하고 있다"며 "출시 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업계 회의적 목소리↑..."진출 용이, 수익 기대...왜 안 오겠나"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자국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 해외 게임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해외 게임사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도 지난 9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향후 10개월간 규제 공백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식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한복이든 성인용 게임이든 어떤 문제가 예상돼도 심의를 받는데 문제가 없으니 서비스 진행에도 거리낌이 없는 것"이라며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곳에 페이퍼 컴퍼니 등을 설립하고 동일한 회사인지 모르게 하는 방법도 통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최소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가 이들에게 있을 것"이라며 "퀄리티가 최하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게임도 유명 국내 MMO를 제치고 매출 상단에 랭크되는 등 중국 중소 게임사에게 한국이 기회의 땅으로 불릴만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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