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 해석자의 인성
사회적 직급과 개인의 역량
사람 관계 속의 매개역할

심진우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제작
심진우 님 / 캐리커처=디디다컴퍼니 제작

예술경영에서 해석자의 역할은 얼마나 중요할까? 모든 예술은 창작자의 의도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수용되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 사람 사이의 해석자 역할은 관계가 복잡해질수록 더욱 중요하다. 예술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사람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이어주는 매개자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개자가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사람들은 시장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예술시장이 형성되고 발전할수록 예술에 대한 '해석'의 중요성은 커졌다. 19세기 예술시장에서 예술 해석자들은 중요한 역할로 떠올랐다. 19세기 이전 음악의 경우 작곡가가 콘서트에서 자신의 곡을 직접 지휘하거나 연주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했다. 예술시장이 확대되면서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개자 역할이 중요해졌다.

예술을 창작하는 예술 생산자와 그 작품의 수용자이면서 소비자인 관객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해석자의 매개 역할이 주목 받았다. 창작자의 의도를 잘 전달하는 해석자 역할의 중요성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분야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모스크바예술극장(Moscow Art Theatre)의 스타니슬랍스키 연출자와 네미로비치 단첸코 프로듀서는 상호 효율적인 업무 분담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시켜 당대 유럽 공연예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역할 분담 사례로 손꼽힌다.

예술시장 체계 속에서 작품의 해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 해석은 예술을 어려워하는 소비자들을 예술시장으로 진입하기 쉽게 도와준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공급과 수요를 지속적으로 연계해 줄 매개체가 필요하다. 예술경영에서 해석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해석자는 예술시장에서 예술을 돋보이게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사장시킬 수도 있다. 영향력 있는 해석자가 소비자에게 작품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작품의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작품을 선택하고 전달하는 과정에 해석자의 주관이 들어간다.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에 좋은 작품과 예술가를 발굴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급과 수요를 연계해 줄 매개체가 필요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해석자들은 소속은 다르지만 비슷한 종류의 직급을 가지고 있다. 같은 직급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해석하는 형태는 다르다. 해석된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해석자의 위치를 나타내는 직함으로 작품을 잘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자의 경험과 학습된 능력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선택의 과정'에 시각으로 70% 이상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시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당 정보를 '인지'해 본인 것으로 만들려면 평소 학습된 지식에 따라 달라진다. 평생 수학과 물리학을 멀리한 예술경영 전문가들이 머릿속으로 아무리 기술 등을 생각하고 자신있게 안다고 해도 실제 학습한 사람들과 받아들이는 수준이 다르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인문학자들은 감성있게 표현하고, 물리학자들은 물리학 공식으로 힘의 원리를 얘기할 수 있다. 상황을 인지하고 나면 해석한 내용을 글로 쓰거나 발표하는 선택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선택의 과정은 해석자가 살아오면서 쌓인 경험들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앉아서 책만 보고 공부한 사람과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현장에 가서 대화한 사람을 비교해 봤을 때 중요도 선택에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 받는다. 그 수많은 명함들 속에서 익숙한 직급을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직급을 봤을 때 상대방의 사회적 위치와 경력을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직급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럴 때 직급에 따라 사회적으로 행동해야 할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결국 회사와 직급 보다는 풍부한 경험과 더불어 현재 상황을 미래까지 추론하며 이어나갈 수 있는 경험치를 지닌 사람이 더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화와 글의 영향력, 생각보다 사람들 마음에 크게 다가가

학습과 경험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지닐 때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 다양한 각도로 사안을 해석하고 소통을 이어나가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감정 보다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사회적으로 많이 배웠다는 이들도 간혹 대화 속 단어 몇 마디와 어투로 사람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관계에서 대화를 하고 서로 풀어가는 과정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된 관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매개하는 과정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화와 글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크게 다가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필자가 느끼는 것은 사람간의 마음을 대하는것은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안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 해도 서운한 사람이 나타난다. 과반수의 의견을 따를 때는 전체적으로 합리적인 것 같지만 과반수외의 사람들은 서운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현대 예술경영에서 예술상품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은 경제적인 요인으로 연결된다. 해석자는 단순히 글을 쓰고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에 어떤 상황이 다가올 지 추론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가져야 한다. 예술경영에서 매개적 역할이 핵심으로 부각될수록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은 기존의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버려야한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 

새롭게 받아들이고 사람을 매개하려면 소통을 이어나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수동적으로 대우만 받으려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사람관계 속에 참여해야 한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회적인 위치와 현재 상황에 취해 겸손함을 잃고 본인 방식대로 사람을 대하면 매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사람 관계의 태도가 예술경영으로도 이어지고, 시장 안에서 역할이 중요해지기 시작하면 다수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능력치가 올라가면 매개 역할의 핵심은 인성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심진우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심진우 님은?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건설환경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3년동안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국가R&D·정부예산기획 관련 보고서·IP가치평가가이드라인·기술가치평가 등 연구원 신분으로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수행했다.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외래교수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특허법률사무소 베젤에서 책임연구원과 뮤즈펜(Musepen) 대표로 기술사업화·전문가 컨설팅 등을 맡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사람들과 소통하며 깨달은 인사이트를 글로 풀어 정리하고, 기존의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경험에서 발견되는 인생의 다양한 시선을 글을 통해 공유되기를 원한다. '심진우의 24시간이 모자라'라는 대전제로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하여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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