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공모전 안내문에 '인터넷 게임'이 '인터넷'으로 변경돼있다. / 사진=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제공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공모전 안내문에 '인터넷 게임'이 '인터넷'으로 변경돼있다. / 사진=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제공

국내 게임단체들이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향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인터넷 게임을 알코올과 약물,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대상으로 꼽으면서다. 단체들은 게임의 중독 규정에 대한 공개 사과와 재발 발지 대책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게임문화재단, 게임인재단,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인디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 등 국내 주요 게임단체는 1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시대착오적인 이번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엄중히 항의한다"며 "공모전 백지화 또는 인터넷 제외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 최고위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전했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16일부터 8월 16일까지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를 제작하는 '2025 AI 공모전' 진행을 알린 바 있다. 성남시 시민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생성형AI를 활용해 4대 중독을 예방하는 내용의 영상이나 숏폼 등을 제작하는 공모전이다. 하지만 성남시가 공모의 주제로 4대 중독 예방을 명시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게임을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실제로 공모전 홈페이지에는 인터넷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한 것이 확인됐다. 현재는 인터넷 게임이 '인터넷'으로 변경된 상태다. 

단체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지난 2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4대 게임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성남시는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게임산업 종사자가 4만4000여명에 이르고, 성남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77%가 게임일 정도로 게임산업을 통해 고용과 수출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게임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이자 K-콘텐츠산업의 핵심으로서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지역 경제를 이끄는 핵심축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흠집 내려는 시도들이 끊이지 않아 깊은 안타까움을 넘어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공모전에 인터넷 게임을 포함하였다가 추후 인터넷으로 내용을 수정하였는데, 문구가 수정되었다고 하여 게임 인식에 대해 우려되는 상황이 불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게임을 질병으로 간주하여 국민들에게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이용자를 '환자'로 낙인찍고,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자존감마저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시도들은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며 "게임산업과 게임이용자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장하는 모든 시도는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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