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총 4조달러 기업에 등극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159.34달러, 시가총액 3조8850억달러로 시총 순위 1위에 올라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1월 6일 149.43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 4월 4일 94.31달러로 100달러선을 깨기도 했으나, 이후 계속되는 반등으로 70% 가까이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엔비디아의 불안 요소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AI 인프라 지출 축소 우려 등이 제기되어 왔다. 허나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오라클, 마이크론 등이 실적발표를 통해 여전히 강한 AI 수요를 대변하며 분위기를 낙관적으로 만들었다.

뚜렷한 경쟁상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엔비디아가 강세를 이어가는 토대가 되고 있다. 고성능의 AI 칩과 더불어 쿠다(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 네트워킹, 상호연결, AI 프레임워크와 도구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이 시너지를 이루고 있는 엔비디아의 풀스택 생태계를 경쟁 업체들이 단기에 따라 잡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엔비디아의 고가 칩을 대체할 자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아직 자신만만한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들이 자사 칩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 중이던 AI 칩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자체 AI 칩 개발 계획을 축소했고, 구글 역시 자체 설계한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을 사용해 대부분의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지만,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들을 위해 여전히 엔비디아로부터 많은 칩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린 사이, 엔비디아는 소버린 AI, 피지컬 AI 등 새로운 AI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트윈과 로봇 공학 분야를 개척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젠슨 황은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우리는 이제 반도체가 아닌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이라며 AI와 로보틱스 분야의 수조달러 시장 진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주요 투자기관들도 이런 엔비디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은 "AI 혁명은 이제 시작"이라며 18개월 내 시총 5조달러 돌파 가능성을 제시했고, 루프캐피털은 목표주가를 2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 수준도 지나치게 고평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예상 매출 기준으로 브로드컴보다 낮게, 예상 이익 배수 기준으로는 브로드컴과 AMD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것.

다만 엔비디아 역시 미 정부의 수출 통제와 대만, 한국 등 외부 파운드리에 의존한 공급망,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고, AI 성장세가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거나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랠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론 이달 말 발표 예정인 2분기(회계연도 4분기) 실적 결과가 주가 향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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