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넘어 극장행으로 IP 확장 전략 구체화
방대한 원작 풀 강점...플랫폼 중심 가치 더할까
네이버 스튜디오N이 제작·투자한 첫 극장 개봉 영화 '좀비딸'이 극장가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며 웹툰 기반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20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이 창립 7주년을 맞아 콘텐츠 수직계열화 전략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첫 극장 개봉작 '좀비딸'이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며 올해 국내 영화 흥행 1위를 노리는 상황이다. 시리즈(방송·OTT) 중심의 성공 경험이 영화(극장) 시장까지 이어지며 웹툰 기반 지식재산권(IP)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구체화 하고 있다. 스튜디오N은 지난달 열린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자사가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로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좀비딸'은 7년 전 작품을 영상화해 극장 산업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성공 시나리오를 다시 썼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작품은 이윤창 작가의 2018년 원작 네이버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춘기 딸 수아를 사회로부터 지켜내며 가족으로 함께하기 위한 정환과 그의 어머니 밤순의 모습을 코믹하고 인간미 넘치게 그려냈다. 정환이 키우는 감초 역할의 고양이 애용이도 등장한다. 영화에선 배우 조정석과 이정은, 조여정, 최유리 등이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작품 제작을 맡은 스튜디오N은 네이버웹툰이 2018년 출자해 설립한 곳이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IP를 영상화하기 위한 작업을 맡고 있다. CJ E&M 영화사업본부장을 역임한 권미경 대표가 이끄는 중이다. 그간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여신강림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등 다양한 인기 웹툰 기반 시리즈 영상 작품들을 배출했는데 대표의 이력을 고려하면 영화 부문이 오히려 '전공'에 가깝다. 앞서 배우 최우식과 김다미가 출연한 '그 해 우리는'처럼 원작 웹툰이 없는 오리지널 IP를 제작하기도 했다. OTT 플랫폼의 부상 이후 콘텐츠 유통 채널도 방송사에서 OTT로 확장했다.
'좀비딸'은 웹툰에서 영상 시리즈로 이어지는 스튜디오N의 기존 콘텐츠 밸류체인을 영화까지 성공적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극장가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기록적인 관객을 모으며 화제성을 더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산업 매출액은 4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관객 수도 32.5%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 매출액 3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과 '야당' 단 두 편에 그쳤다.
반면 '좀비딸'은 지난해 8월 촬영에 돌입한 뒤 약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30일 개봉했다. 이후 약 3주 만(8월 19일 기준)에 관객 수 463만명을 돌파하면서 예상 손익분기점인 220만을 2배 넘게 웃돌았다. 올해 국내 개봉작 중 관객 수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누적매출액도 439억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지난 6월 개봉한 'F1 더 무비'가 1위로 23억여원 앞서고 있지만 '좀비딸'의 흥행이 당분간 지속될 경우 순위 변동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좀비딸'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매출액 점유율은 '좀비딸' 46.4%, 'F1 더 무비' 20.3%다.
스튜디오N의 IP 확장 전략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플랫폼의 원작 웹툰과 제작사의 드라마화 경험, 영상 시장까지 연결하는 3단계 수직계열화 모델을 완성하면서 방대한 IP 풀을 바탕으로 콘텐츠 부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을 구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단순한 제작을 넘어 투자까지 단행하면서 한국 콘텐츠 산업 내 IP 주도권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시장의 성공 방정식이 네이버웹툰 플랫폼 생태계 전반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튜디오N은 '좀비딸'의 성공을 이어갈 라인업도 준비 중이다. 시리즈 중에선 '스위트홈' 김칸비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돼지우리'와 누적 조회수 약 26억을 기록한 웹툰 원작 '재혼황후'가 대표적이다. '재혼황후'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또 스릴러 영화 '당신의 과녁'이 제작될 예정이다. 오는 4분기에는 2018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개봉이 예정됐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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