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팝업 행사(위), 빗썸 라운지(아래) / 사진=조성준 기자
업비트 팝업 행사(위), 빗썸 라운지(아래) / 사진=조성준 기자

 

올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내 법인 투자자 진입이 허용되면서 주요 거래소들이 앞다퉈 법인 대상 영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기업용 코인거래 전담 조직 신설부터 맞춤형 서비스 출시까지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도 개편으로 국내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 등 약 3500곳이 코인시장 내 새로운 고객군으로 등장한다. 기업 고객은 개인보다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적 파트너십을 선호하는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곳은 업계 1위 업비트다. 업비트는 별도의 법인 회원 전용 창구를 개설해 가입 신청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인터페이스와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 법인 고객이 개인과 동일하게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법인 고객이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빗썸 또한 지난해부터 법인 영업팀을 꾸려 기업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에는 법인 대상 전용 페이지 '빗썸 비즈'를 신설해 관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빗썸 관계자는 "법인은 개인보다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법인 고객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계정 개설과 고객 확인 절차 등 전 과정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올해 초 법인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다양한 유형의 법인으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다. 이미 법집행기관과 비영리단체, 가상자산사업자 등에 대해서는 회원가입을 지원 중이며, 향후 전문 투자자 법인을 위한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계열 KIS자산평가와 협력해 가상자산 투자 지수를 개발하는 등 법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분석 도구도 마련하고 있다.

코빗 또한 지난달 '코빗 비즈'를 공식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법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로그인부터 보안, 거래 기능까지 기업 환경에 맞춰 최적화했으며, 특히 대규모 매매가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분할매도(TWAP) 기능을 지원한다. 또 신한은행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법인 고객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법인 영업 경험과 기존 거래 관계를 활용해 주거래 법인 고객을 코빗으로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고팍스 역시 최근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전용 서비스를 마련하고 법인 고객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법인 영업 경쟁이 본격화되면 거래소 간 점유율 변화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 고객 역시 개인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거래 편의성과 신뢰성을 중시할 것"이라며 "결국 거래소가 얼마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