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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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알트코인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올들어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앞다퉈 솔라나와 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 출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때문에 디지털자산 투자 시장의 지형 또한 빠르게 바뀌고 있다.

25일 코인 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의 가격이 올들어 무려 50% 가량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 수준에 머문 비트코인을 압도하는 수익률로, 같은 기간 미국 주가지수 S&P의 상승률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는 이더리움 ETF 내 거대 자금이 있다. 소매 자금이 아닌 기관 투자시장에서 이더리움 매수세가 잇따른 덕이다. 

업계에선 이더리움 현물 ETF 운용사들의 준비금 보유량이 약 65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 가치는 무려 300억 달러 규모로, 이는 이더리움 전체 유통량 중 5%에 달한다. ETF 자금이 이더리움을 향하자, 비트코인 대신 이더리움을 매수해 주가를 키우는 나스닥 상장사들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ETF 출시 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이더리움은 올들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친코인 정책 기조와 맞물리며 투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여기에 블랙록과 프랭클린탬플턴 등 주요 투자사들이 이더리움 기반 MMF 등 토큰화 상품을 내놓으며, 이더리움 ETF 자금 규모 또한 연일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 코인 연계 상장지수상품(ETP)에는 총 37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특히 이더리움 ETF는 사상 최대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ETF를 단순한 추종 수단이 아니라 수익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따지는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추후 스테이킹이 허용될 경우 이더리움이 가진 ETF 경쟁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이더리움이 아닌 알트코인 역시 제도권 자산으로 몰려들 태세다. 월가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알트코인 기반 ETF 상품 출시를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주요 투자사들은 앞다퉈 솔라나와 리플 현물 ETF를 준비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 출시 여부를 오는 10월로 연기했지만, 디지털 자산시장을 키우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강해 큰 무리 없이 관련 상품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 당국이 ETF 상품 내 스테이킹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관련 규제가 풀릴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코인 활용폭 또한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스테이킹은 이더리움·솔라나 같은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코인을 예치하고, 그 보상으로 해당 코인을 추가로 받는 방식을 말한다. 그간 증권성 논란 탓에 미국 당국은 코인 ETF 내 스테이킹 기능을 불허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 이더리움을 비롯, 주요 알트코인의 증권성과 관련 당국의 우호적 입장이 잇따라 나오며 스테이킹 허용 이슈가 무르익고 있다. 특히 최근 SEC가 '리퀴드 스테이킹' 허용 입장을 밝히며, 수익형 알트코인 ETF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인 거래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금융관점에서 코인 쓰임새가 늘고 있고, 최근 알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수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며 시장 판도가 변화하는 중"이라며 "글로벌 ETF 자금 내 코인의 점유율 또한 빠르게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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