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새벽배송이 만들어낸 풍경은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된다. 새벽 어스름을 가르며 물류센터 불빛이 켜지고, 트럭들이 도시와 지방을 가로지르며 수만 개의 일자리를 지탱한다. 플랫폼·물류·유통의 결합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생태계는 단지 '편리함'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어느덧 대한민국 지역 일자리와 청년 고용을 떠받치는 기둥 중 하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우선 숫자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공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쿠팡과 물류·택배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합산 국내 직고용 인원은 9만2327명이다. 지난 2024년 말(8만89명) 8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1년도 안 돼 1만 이상 일자리를 늘린 것이다. 지난 2023년 말(6만9057명)과 비교하면 2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만3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 간접 고용이 아닌, 정규직 직고용으로 사실상 국내 산업계에서 이같은 고용 성장률을 보여주는 곳은 쿠팡이 유일하다. 

특히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가 자산 5조원 이상 92개 대기업 집단 소속 국내 계열사 3301곳의 공시 자료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2023~2024년 2년 연속으로 국내에서 가장 일자리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덧 국내 고용 1위인 삼성전자(약 12만 명)와 격차를 좁혔다. 쿠팡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계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급여 측면에서 '나쁜 일자리'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 쿠팡의 직고용 인력들의 평균 급여는 국내 대기업 수준을 넘어선다. 고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배기사들의 급여도 상당하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지난 7월 발표한 '택배기사 업무 여건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쿠팡CLS 소속 택배기사들의 평균 급여는 569만5000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쿠팡이 2년간 늘린 신규 일자리의 상당수는 지방의 2030 청년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역 사회의 괴리가 극심한 상황에서 쿠팡은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 사회에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새벽배송 논의가 정책 이슈로 번지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와중에 쿠팡이 이뤄낸 고용의 크기는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잊어선 안된다. 쿠팡 생태계의 고용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절대적인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방 풀필먼트센터의 확대는 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물류망의 확충은 관련 중소기업·입점업체의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졌다. 급여 측면에서 일자리의 질 역시 제조업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말할 수 있다. 일각에서 제안한 '새벽배송 전면 금지' 같은 극단적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근로 환경의 개선을 목표로 할 수 있지만, 대안 없이 시행되면 수만 명의 일자리에 즉각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숫자를 더욱 챙겨봐야하는 이유다. 

고용 숫자 뒤에 놓인 사람들의 삶과 안전, 그리고 장기적 산업의 건강성 역시 놓쳐선 안될 것이다. 그러나 새벽배송 자체를 부정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깎아 먹는 일임을 잊어선 안된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분명 '대한민국 고용의 기둥' 중 하나다. 이제 그 기둥을 더 튼튼하게,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 모두의 몫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