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기술과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등장

[테크M=신다혜기자] 동영상 산업이 국경뿐만 아니라 포털과 소셜미디어(SNS) 시장 영역까지 넘나들며 성장하고 있다. 수많은 방송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와 콰이, 트위치 같은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넷플릭스 또한 오리지널과 마블, DC 코믹스 등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를 통해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동영상 기업은 물론 영화사, OTT 산업 포털과 소셜미디어까지 동영상 유통이 최고의 화두이자 핵심 전략이 됐다. 미디어 산업이 동영상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요한 변곡점에 와있는 현재, 각 동영상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 전략뿐만 아니라 각종 기술로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OTT(Over The Top)서비스는 기존 통신과 방송사업자, 제3사업자들이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강화 전략을 통해 자사 동영상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해왔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017년 2월 “유튜브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시청률을 10배 이상 높였는데, 이는 시청자들을 개인화 하는 알고리즘으로 이뤄냈다”고 밝혔다.

동영상 시청시간을 늘리는 것, 즉 체류시간을 길게 만드는 건 광고 수입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각 동영상 기업들이 이를 위한 데이터 구축에 전력을 쏟아왔다. 유튜브를 예로 들면 시청 영상 리스트, 구독 채널과 관련 영상 기반 추천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시청자가 ‘뷰티’를 중심으로 구독채널을 선택하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를 중심으로 시청기록과 추천을 참조해 개인화 추천을 진행한다.

넷플릭스 역시 월정액 서비스모델, 오리지널 콘텐츠와 더불어 개인화 추천엔진을 강화해왔다. 회원이 저장한 에피소드 시청 완료 시 해당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자동으로 다음 에피소드를 저장해주는 스마트 저장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빅데이터에 기반한 추천엔진은 가치만 십억 달러(약 1조 12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넷플릭스와 유튜브 레드는 모두 4K HDR 콘텐츠를 지원해 고해상도 영상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도 여타 플랫폼에 비해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 발전으로 플랫폼 다양해져

이렇게 각 동영상 플랫폼이 콘텐츠와 영상 역량을 강화하고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동안 아마존과 구글 같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기업들은 동영상 생태계를 다지기 위한 기반 기술을 제공해왔다.

덕분에 대규모 인프라와 노하우가 필요해 지상파, 대기업 위주로 이뤄졌던 동영상 서비스가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관공서, 학교, 스타트업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특히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사가 갖고 있는 운영편집과 노하우 등을 녹여 일반기업에게 공개하고 있다.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게끔 하는 앵커역할을 통해 독자적 성장이 아닌 미디어 산업 전체 성장을 꾀하는 것. 특히 5G 시대가 되면서 동영상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5G 기술 도입으로 스트리밍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이 대규모 트래픽을 요구하는 모든 동영상 영역을 처리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동영상 산업 발전이 가속화하고 있다.

AWS는 지난 2017년 11월 연례 기술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 2017’을 통해 AWS 엘리멘탈 미디어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는 클라우드에서 안정적인 브로드캐스트 품질의 비디오 워크플로우를 구축할 수 있게 해 주는 엔드 투 엔드(End-to End), 즉 완전관리형 서비스다. 기존 데이터 센터에서 전문 비디오 장비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비용 없이도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엔터프라이즈, 스타트업, 정부 기관 같은 누구나 고품질의 미디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동영상 사업자 주체를 유료 TV 사업자, 방송편성국, 정부에서 더 다양한 소비자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제는 AWS 엘리멘탈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24시간 라이브 방송 채널을 구축하거나 배포용 VOD 라이브러리 자산을 변환, 생중계 이벤트를 스트리밍하는 것처럼 과거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던 프로젝트를 짧은 시간에 제공할 수 있다. 또 개인화한 광고를 스트리밍 영상에 통합해 영상 콘텐츠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이 더 풍부한 콘텐츠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이는 유튜브를 비롯해 아프리카TV와 트위치 같은 1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기술 강화에 나선 구글과 페이스북

구글 역시 동영상에서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비디오 인텔리전스 API를 발표했다. 기존의 컴퓨터 비전 기술은 사진과 같은 정적인 이미지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상태를 파악하는 수준이었다. 영상의 각 프레임을 분석해 자동차의 이미지를 분석하지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변화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동영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적 개념을 인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앞으로 움직이는 대상의 상태에 대한 정보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표정이나 감정, 사물의 변화 상태 같은 정보 인식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영상 속 모든 대상들의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영상 속에 있는 인물이나 사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추적하며 제공할 수 있다.

한편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에 더불어 영상 콘텐츠의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기술들도 주목받고 있다. 동영상 소셜미디어 ‘콰이’는 2011년 시작돼 세계 7억명 사용자를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대사를 따라할 수 있도록 더빙 기능을 제공해 새로운 인터랙티브 영상 트렌드를 만들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딥러닝 기술로 영상 속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파악해 다양한 효과를 적용한다.

페이스북도 최근 인터랙티브 동영상 업체인 비드프레소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비드프레소는 비디오 스트리밍 스타트업으로 동영상 서비스에 투표와 기능, 그래픽 삽입과 라이브 영상 같은 다양한기능을 결합시키는 기술 회사다. 또 페이스북은 동영상 콘텐츠 게재 시 음악 추가 기능도 현재 테스트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콰이와 뮤지컬.ly 같은 인터랙티브 동영상이 인기를 얻자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교황을 만나려고 로마를 방문할 당시 “우리는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첨단 기술 회사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든 서비스 종류나 내용보다는 그에 적용되는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며, 이번 인수도 같은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유튜브 대항마로 브이로그 서비스 강화 

한편 국내 기업들은 전체 동영상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술보다는 자사 역량 강화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압도적인 동영상 플랫폼 기업과 경쟁에서 국내 사업자들은 양질의 콘텐츠에 집중해왔다. 네이버TV는 웹 예능, 웹 드라마 콘텐츠에 집중했으며, CJ ENM의 다이아TV는 대도서관, 씬님, 벤쯔 같은 셀러브리티들 위주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카카오TV는 기존 지상파 방송에서 핵심 콘텐츠를 재가공해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15일, 2018 블로썸 데이를 열어 네이버 블로그의 동영상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기존에 주력으로 내세워 왔던 ‘네이버TV’에 네이버 블로그를 연결해 동영상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네이버는 동영상 편집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무비에디터 기능을 발표했다. 사용자들은 글만 작성해도 주제와 문맥에 맞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으며 손쉽게 필터, 자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편리성 강화에 주력한 것. 네이버는 8월까지 재생시간 증가, 4K 지원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는 10월에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께 소개한 브이로그 에디터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해, 동영상 속 음성을 분석하고 이미지와 짧은 영상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 검색 결과가 동영상을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검색 로직도 개편한다. 동영상 검색과 재생 플레이어 기능 향상을 10월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영상을 보면 관련 있는 동영상이 자동 재생되는 형식 같은 서비스와 관련 검색어 검색, 함께보기 같은 검색 옵션을 선택해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

네이버는 셀러브리티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하는 플랫폼 ‘브이라이브’ 성장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글로벌 소비자 확보를 위해 파파고 번역 기능도 추가, 브이라이브 앱과 스마트TV 연동 같은 기능도 제공한다.

이러한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이 동영상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튜브의 성장동력이 기술을 기반으로 뛰어난 영상 편집 기능 덕분이 아닌 동영상 제공자와 시청자들이 모이는 생태계를 구성한 점에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전문가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추천 알고리즘, 개인화 추천 엔진에 집중해 플랫폼을 성장시킨데에 비해 네이버는 동영상 기능, 콘텐츠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테크M 제65호(2018년 9월)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