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곽예하 기자]

MIT테크놀로지리뷰는 빌게이츠가 선정한 ‘2019년 주목해야 할 파괴적 혁신 기술 10가지’를 공개했다. 빌 게이츠는 인류의 기대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특히 ‘웰빙’에 초점을 두고 10가지 기술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맞춤형 암 백신

빌 게이츠가 선정한 5번째 기술은 ‘맞춤형 암 백신’이다.

기존에 암 치료에 사용해온 화학요법은 암과 관련 없는 건강한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맞춤형 암 백신은 오직 특정 암세포만 공격해 파괴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맞춤형 암 백신은 특정 종양 세포에만 드러나는 돌연변이를 파악해, 면역세포가 해당 종양 세포만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현재 과학자들은 최초로 맞춤형 암 백신을 상용화하는 과정에 있다.

만약 이 백신이 목표대로 실현된다면 수많은 종류의 암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맞춤형 암 백신 가능성은 2008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HGP, Human Genome Project)가 끝난 2003년에서 5년이 지난 뒤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게놈의 모든 염기 서열을 해석하는 프로젝트다.

2008년부터 연구원들은 종양 세포 DNA를 건강한 세포, 그리고 다른 종양 세포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모든 암세포가 수백에서 수천 개의 특정한 돌연변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이 종양별로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몇 년 뒤, 독일 스타트업 바이오엔텍(BioNTech)은 새로운 사실을 제안했다. 이런 돌연변이 복사본을 포함한 백신을 사람에게 주입하면, 이 백신이 인체 면역체계를 촉진시켜 T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T세포가 해당 돌연변이를 지닌 암세포만 찾아내 공격하고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엔텍은 2017년 12월 글로벌 바이오 기업 제넨텍(Genentech)과 협력해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테스트를 시작했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현재 두 기업이 “백신을 통해 최소 10 종류 암을 치료하고, 세계에서 560명 이상 환자를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⑥ 인공고기로 만든 햄버거

국제연합(UN)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98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람들은 부유해질수록 육류 섭취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UN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사람들은 2005년보다 70%나 더 많은 고기를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수요에 맞춰 가축을 기르는 것은 “사람이 환경에 저지르는 최악의 일 중 하나”라고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빌 게이츠는 혁신기술 10가지 중 하나로 ‘인공고기 기술’을 선정했다.

현재 산업 방식으로 육류 단백질 1파운드(약 454g)를 생산하려면 식물 단백질 1파운드를 생산하는 것보다 물은 4~25배, 육지는 6~17배, 화석연료는 6~20배가 더 필요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육류 섭취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MIT테크놀로지리뷰는 “현재로써는 실험실 재배와 식물 재배를 통해 대안을 찾는 것이 환경 파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험실 재배를 통해 고기를 만들려면 동물 근육 조직을 추출해 배양해야 한다. 아직 이런 방식은 연구단계에 있지만 연구자들은 그 맛이 “일반적인 육류와 매우 흡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실험실 재배로 고기를 만들고 있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팀은 내년쯤이면 이런 방식으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가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보다 비싸지 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만든 육류의 단점은 ‘환경적 이득’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보고서에서 실험실에서 만든 육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소고기 생산으로 인한 배출량보다 겨우 7% 정도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식물’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빌게이츠는 비욘드푸드(Beyond Foods)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이 두 기업은 모두 완두콩과 콩, 밀, 감자, 식물기름 등을 사용해 육류 질감과 맛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중 비욘드푸드는 이렇게 만든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이미 미국에서 3만개 상점과 레스토랑에 공급해 2500만개 이상 판매했다.

미국 미시간대의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위한 센터(Center for Sustainable Systems)는 “이런 식물성 패티는 소고기로 만든 전통적인 패티보다 온실 가스 배출량을 약 9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테크M=곽예하 기자(yeha179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