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한 지 1년이 지났다. 1년만에 인구대비 90% 수준의 전국망을 갖췄고, 미약하지만 5G 전용 콘텐츠도 속속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5G 네트워크 덕분에 우리는 과거와 달리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생활 속으로 들어왔고, 고화질의 모바일 게임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초창기인 탓에 가끔 빠른게 참 문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5G 품질을 충분히 체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 1년, 통신사들의 가장 큰 숙제는 가끔이 아니라 항상 빠르도록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잘만 터지면 '돈'값하겠네... 생활속으로 들어온 5G


현재 국내 5G 가입자 수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모두 대체적으로 월 9만원 수준의 5G 무제한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LTE 요금제보다 1~2만원 가량 더 비싸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광역시에 5G 기지국과 장비가 갖춰졌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에는 5G망 구축 속도가 느리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실내로 들어가면 5G가 LTE로 바뀌는 등 여전히 서비스 품질은 좋지 않다.

그러나 5G 가입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영상을 비롯한 데이터 소비량의 급증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과학기술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5G 가입자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약 27.7GB로 LTE 9.9GB의 약 3배에 달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생활 밀착서비스로 자리를 잡았고, 고용량 고화질 모바일 게임 또한 인프라 걱정없이 유통되고 있다.

LTE 시절에는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5G 시대가 되면서 끊김없이 유튜브를 보는 동시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 물론 가끔씩 5G가 LTE로 전환되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실감형 콘텐츠 시장 개척 나선 통신사들


이통 3사는 올해부터 실감형 콘텐츠 시장 개척을 위한 5G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일일이 다운로드를 받지 않고, 수시로 게임서버에 접속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아울러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 시설인 점프 스튜디오를 통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융합한 3차원 콘텐츠도 대거 유통할 계획이다.

KT는 최근 'narle(나를)', '리얼360' 등 5G 기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했다. 3D 아바타로 최대 8명과 고화질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는 나를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어느덧 50만명을 넘었섰다. 올 상반기에는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및 기술개발에 향후 연간 2조6000억원을 투입, 생활 밀착형 5G 콘텐츠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구글과 인터넷 검색 결과를, AR로 보여주는 서비스 외에도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G 스마트폰도 우리나라가 최고... 중저가로도 확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언팩 2019' 행사를 통해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를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5월 5G 스마트폰 V50씽큐 5G를 내놨다. 어느덧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5G 스마트폰은 7종에 달한다. 국내 제조사 대비 한 발 늦은 중국 업체들은 부랴부랴 지난해 5월부터 5G 스마트폰을 내놓기 시작했다.

오히려 전세계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중인 애플의 경우, 여전히 5G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5G 모뎀 칩셋을 여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전세계 제조사 중, 5G 모뎀 칩셋을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퀄컴, 화웨이 정도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약 40%에 달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중국 내수용인 화웨이(34%)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세계 5G 시장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5G 기술을 속속 지원하고 있다. 이 역시 주도권은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5G를 지원하는 갤럭시S20 외에도 중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에도 5G를 적용하기로 했다. 샤오미 또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미10 라이트'에 5G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1년, 5G 가입자 수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