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특허청 

 

#아마존 프라임이 한국에 떳다?

#쇼핑부터 금융·콘텐츠까지 모두 묶는다

#이제는 공유경제 아닌 구독경제의 시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양강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구독서비스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사 모두 메신저와 검색포털을 넘어 콘텐츠와 금융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용자를 묶어 시너지를 키우고 '플랫폼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이다.  


네이버페이부터 바이브까지…한국판 '아마존 프라임' 뜬다 


22일 특허청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3일 '네이버플러스'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라는 이름의 상표를 출원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쇼핑정보제공과 전자지불, 구매보상 적립포인트 발행업, 사이버머니발행업, 멤버십신용카드발행업 등을 지정상품으로 등록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업계에선 네이버가 보유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구독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선 쇼핑과 음원 기반의 네이버 구독서비스 출시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장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소비자가 네이버 검색으로 진입, 네이버통장을 활용해 무료배송이 더해진 쇼핑을 즐기고 포인트 적립과 더불어 음원서비스 바이브 이용권까지 받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네이버예약을 사용해 미리 백화점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펴보고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결제한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다시 미래에셋과 네이버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질 금융상품에 투자된다.

말 그대로 네이버 안에서 모든 생활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 이 경우 입점업체 역시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 2015년 네이버페이를 도입해 결제 과정을 큰 폭으로 줄였고 지난해에는 포인트플러스, 퀵에스크로(선정산) 등 입점업체를 위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국내 1위 포털사업자인 데다, 동남아 수출을 가능하게 해줄 라인 메신저까지 보유하고 있다. 입점업체 입장에선 네이버 광고상품을 구매해야하는 이유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주 수익모델인 광고사업 또한 탄탄해질 전망이다. 

 

사진 = 아마존 프라임
사진 = 아마존 프라임

 


카카오페이부터 뱅크, 멜론부터 카카오M까지…노란물결이 온다 


네이버가 검색플랫폼과 쇼핑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카카오에게는 금융과 콘텐츠가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묶는 것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생활 O2O 영역을 묶는 구독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사실 이보다 더 기대가 큰 것은 카카오의 경쟁력인 콘텐츠 사업이다. 지난 8일 카카오는 구독플랫폼 신규개발팀 'STF'의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카카오는 "카카오 서비스를 결합한 디지털 영업 주문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주 업무"라며 "카카오 외 기업이 구독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형태와 담길 콘텐츠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예상되는 사업모델은 콘텐츠 구독이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 2016년 맞춤형 콘텐츠 플랫폼 '딜리버리'를 출시한 바 있다. 연예와 스포츠, 스타일, 여행맛집 등 8개 카테고리에서 관심분야의 정보와 뉴스를 검색하지 않고 자동으로 받아보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는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일방향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네이버에 대항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뉴스를 전송하는 뉴스배달 '뉴스톡' 서비스의 테스트버전도 내놨지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를 중심으로 포털뉴스의 일방향 표출이 줄어들고, 인공지능(AI)을 통한 개인화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다시 한번 구독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역시 이같은 흐름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소비시장을 열기 위한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는 포털 다음 외에도 브런치와 1분(1boon) 등 다양한 개인화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크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톡 '샵' 버튼의 채널탭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의 '숏폼 영상콘텐츠'와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웹소설 콘텐츠 등의 구독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카카오M을 통해 유명 한류스타 콘텐츠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IT 기업 or 물류업체? 답은 '아마존'에 있다 


이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구독서비스 출시 예고는 서두에 적었듯 플랫폼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우수한 해외 선례가 있다. 바로 물류와 인터넷, 콘텐츠를 묶어 성공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2004년 유료 구독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출시하며 미국 유통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연 120달러에 무료배송 뿐만 아니라 무제한 음악, 영화 감상 등 콘텐츠 서비스를 결합해 지난해 기준 1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직매입과 배송에 강점을 지닌 쿠팡과 검색포털과 콘텐츠 역량을 갖춘 네이버·카카오의 장점을 두루 갖춘 셈. 

인터넷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간편결제와 온라인 쇼핑의 대중화, 언택트 비즈니스, 5G 등 시대의 변화로 이제는 콘텐츠를 엮는 '콘텐츠 트리'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각 기업들마다 강점이 달라, 형태는 다르지만 구독경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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