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공감하며 지지하는 IT업체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 사회가 무섭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무장하지 않고 저항도 하지 않는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던 중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질식사 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영상에 그대로 담겨 퍼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빈민층인 흑인들이 많이 사망했는데도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여가고,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이 늘어나 사회적 불안이 커졌죠. 이런 상황에서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피해자의 영상이 퍼지자 미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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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이 시위에 미국 IT업계가 공감하며 앞장서고 있습니다. 희생자인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한편 흑인 사회에 대한 연대를 강조하는 모습을 IT기업들이 나서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표준 로고를 흑백 버전으로 바꾸고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해시태그를 추가했습니다. '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는 미국에서 2012년 트레이본 마틴 살인사건 이후로 시작된 사회운동 구호입니다. 이 운동은 흑인에 대한 미국 정부와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항의하는 운동입니다.

트위터 뿐 아니라 애플과 아마존, 스냅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기업들도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금은 우리가 부당함으로부터 시선을 피하지 않아야 할 순간"이라며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평등과 정의라는 가장 높은 이상에 부응하는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퀄 저스티스 이니셔티브'를 비롯한 비영리 시민단체에 기부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반 스피겔 스냅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유, 평등, 정의의 가치를 내세워 미국을 만든 건국 주도세력은 대부분 노예 소유주였다"며 "썩어빠진 인종주의의 토대위에 나라가 세워졌기 때문에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했고 한층 나아진 사회를 실현하는 것도 주저하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까지 담았습니다.

거대 IT기업들까지 지지를 선언하면서, 미국 내 시위는 더욱 격화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잠잠한 페이스북, 직원들이 파업을 경고한 이유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초래된 미국 내 시위대 중 일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과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는 과정에서 약탈과 방화와 같은 폭력적인 행동이 시위 현장에서 불거지는 것입니다. 시위 현장의 모습을 담는 기자를 공격하는 모습이 생중계됐습니다.

또 명품 매장과 마트를 습격해 물건을 약탈하는 등, 시위와는 무관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시위를 빙자한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월마트, 노드스트롬 등 시위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주요 소매업체는 시위대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업상 피해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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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매 업체들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시위대를 '아나키스트'라고 지칭하고, 폭동과 폭력이 일어난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1960년대 마이애미 경찰서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 지는 문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해 트위터는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숨김 처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같은 내용의 글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제재하지않기로 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플랫폼이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개인적 호불호와는 상관없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하지만 이 선언을 두고 페이스북 직원들은 "트럼프의 글을 남겨두는 것은 폭력을 조장하는 글에 대한 회사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저커버그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백명의 직원은 자신의 디지털 프로필에 '부재 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워두며 사실상의 파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런 상황에 여러 문제들이 계속해서 더해지고 있는 미국 사회입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중국 정부의 '신 인프라' 선언에 투자나선 중국 기업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정부업무보고에서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국가과제로 '신기건(新基建)'을 주창했습니다. 신(新)인프라 건설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신기전은 중국 정부가 신형 인프라 기초 건설을 강화하고, 차세대 정보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겠다는 목표입니다.

5G망 확장, 전기차 충전소 건설, 친환경 자동차 확산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와 수요를 진작해 '산업적 업그레이드'를 도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입니다. 이 계획 발표 이후 중국의 여러 기업들은 인프라 핵심 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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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업체로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손꼽힙니다. 바이두는 14억위안(약 2406억원)을 투자해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에 나섰습니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 구축에 2000억위안(약 34조3760억원)을 투자하겠다 밝혔고, 텐센트는 5년간 5000억위안(약 85조9400억원)을 투자해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서버, 대형 데이터 센터, 슈퍼컴퓨팅센터, 사물인터넷 운영시스템, 5G네트워크, 영상, 네트워크 보안,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투자 계획과 목표는 각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굉장히 큰 금액입니다. 지난해 바이두의 순이익은 54억5600만위안이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알리바바가 선포한 2000억위안은 알리바바의 지난해 전체 매출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텐센트의 지난해 순이익은 933억1000만위안이었습니다. 텐센트가 투자하겠다 선언한 5000억위안은 탠센트의 5년 순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현재 미국의 견제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과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중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 목표는 달성하기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투자가 중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을지, 5년 후의 결과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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